전국 교육청이 장애인 교사 할당을 채우지 못해 내는 부담금이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까지는 특례 기간이라 절반만 부담하지만 내년부터는 전액을 내기 때문이다. 일선 교육청은 교대나 사범대에 장애인 학생이 없어 교사를 다 채울 수 없는 현실을 무시한 부담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내년에만 내야 하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99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교육청에서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할 장애인 공무원 비율 3.6%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사가 전국에서 제일 많은 경기교육청은 정원 9만287명 중 3201명을 장애인 교사로 채워야 하지만 1209명(1.7%)에 그치고 있다.
다른 교육청도 상황은 비슷하다. 장애인 교원 비율은 1.1~2.1% 정도로 법정 의무 비율 3.6%에 한참 못 미친다. 당장 내년부터 일선 교육청은 수십억~수백억원의 고용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현장에선 뽑을 장애인 교사가 없는 상황을 간과한 정책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제신문이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사이 전국 교육대학, 사범대학의 장애인 졸업생은 547명에 불과하다. 1년에 100명 조금 넘는 숫자다. 반면 매년 교육청에서 선발해야 하는 장애인 교사는 800~1000명에 달한다.
응시 인원이 부족하지만, 그마저도 다 뽑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학생 지도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장애인 교원 응시자의 최종 합격 비율은 40% 선에 머물러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사의 직무 특성상 무조건적인 진입장벽 하향 조정은 불가능하다”며 “뽑을 수 있는 만큼 다 뽑고 있는데 매년 부담금을 내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정원 외 특별 전형으로 교대와 사범대에서 장애인 선발 인원을 늘리는 등 장애인 교사 양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금은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장애 학생이 교·사대를 진학할 수 있는 체계적인 진로 과정과 대학의 노력이 선행된 뒤 장애인 교사 고용 의무 강화를 추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1조원 넘게 쌓여 있는 고용기금 여유 자금을 장애인 교원 양성을 위해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재원으로 조성된 장애인고용기금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8477억원만 장애인 고용 지원과 장애인고용공단 운영을 위한 지출로 잡혀 있어 1조원의 여유 자금이 있다. 문제는 현행법상 여유 재원을 교원 양성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장애인기금 활용은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71조’에 따르고 있는데 여기에 교원 양성이 규정돼 있지 않아서다.
박 의원은 “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쌓여만 가는데 정작 장애인 교사 양성에는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