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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80억 플렉스한 라이온켐텍 회장…개미 환호성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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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도 아니고 80억원을 플렉스(flex) 한다고?

합성왁스 국내 1위(세계 4위), 인조대리석 국내 3위(세계 4위)의 라이온켐텍이 지난 2일 자사주 4.99%(94만2696)주를 일괄 소각한다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발표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81억원 규모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장 마감 후 시간외 단일가에서 주가는 4.77% 올랐다. 자사주 소각은 오는 12일 진행한다.


박희원 회장 “10년 기다려준 주주들에 대한 작은 보답”

75세인 박희원 라이온켐텍 회장은 지난달 26일 대전 본사에서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 중 10년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 대해 “주주들을 위해 자사주 일괄 소각·무상증자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는데, 곧바로 약속을 지킨 것이다.

라이온켐텍의 2일 주가는 8590원.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 후 4거래일간 20.14% 올랐다. 박희원 회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사주는 예전에 100억원 정도에 매입해 사실 100억원이 사라지는 셈이지만, 10년간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을 위한 작은 보답이다”고 말했다. 라이온켐텍은 2013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박 회장은 “주주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무상증자 등 유통물량을 늘리기 위한 여러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1520억원의 매출 중 해외 매출 비중이 68%로 1000억원 정도”라며 “인조대리석 관련 신제품 개발에서 발전적인 부분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조대리석은 중소기업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인데, 매년 매출의 5%를 연구개발비로 투자해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러시아·유럽·미국·동남아에서 수요가 많은데,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재건 수요도 기대된다. 박 회장은 “현지 업체들이 폴란드에 회사를 세워 러시아로 제품을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산층이 늘고 있는 베트남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소재 산업에서도 독자 상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일본이나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며 “수요 폭발 시 기업 성장이 더 빨라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 “자동화나 시설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내 서울 사무소·투자회사 설립 검토 … 공격 영업”

또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들과 거래 중이지만,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서울에 사무소와 투자회사 연내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박 회장은 “50년 엔지니어로서 제조업만 했는데, 젊은 임직원들을 믿고 공격적인 영업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술 싸움은 길게 봐야 한다”며 “전국에 있는 회사들을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강하겠다”고 했다.

다른 기업과 협업도 준비 중이다. 박 회장은 “나는 고집이 센 사람이 아니다. 항상 열어놓는 성격이다”며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사업에 시너지가 될 수 있는 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 “제값을 지불할 수 있는 인수자가 있다면 매각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자본 세력들이 거저 먹으려고 하거나 비양심적인 인수자들은 멀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업의 결이 비슷한 화학·2차전지 소재 비상장사 M&A(인수합병)도 여전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라이온켐텍은 현재 정부에서 42억원의 연구지원비를 받아 전기차 배터리 플라스틱 복합소재를 개발 중이다. 실제 몇몇 회사와 접촉을 해봤지만 무리한 인수는 지양한다는 게 원칙이다. 이는 가난한 집안의 7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나 젊었을 적 고생을 많이 했기에 ‘두 번 다시 가난해지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 때문이다.




라이온켐텍은 재무상태도 양호해 대전 사람들에게 알짜 회사로 통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을 250억원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20%대에 그친다. 보유 부동산 가치는 시장에서 1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대전 본사와 1공장 1만 평, 대전 평촌동 2공장 4500평, 오창 3공장 3000평, 세종 1만2000평 공장 부지를 포함해서다. 실적 또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1주당 200원의 결산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시가 배당률은 지난해 말 2.80%로 2021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인 2.3%보다 0.5%포인트 높다.



한편 박 회장의 자녀는 2남 1녀가 있지만 경영에 뜻이 없어 현재 회사에는 처남인 박상원 전무가 가족으로 유일하다. 박 회장은 “라이온켐텍에 약 240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며 “책임감을 갖고 장기적으로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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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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