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 있는 남프랑스는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연중 내내 따뜻하고 온화한 날씨, 한 가지 색으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바다, 수백 년의 역사를 품은 성벽과 교회, 이를 비추는 햇살까지 칸이라는 지역 그 자체는 수많은 예술가의 ‘영감의 원천’이 됐다. 고흐, 세잔, 샤갈 등 내로라하는 예술가들이 남프랑스로 모여들었던 이유다.
칸 영화제에선 영화만 즐기기엔 아깝다. 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니스’. 도시 전체가 한 폭의 그림 같은 곳이다. 이곳에 있는 마르크 샤갈 국립미술관에선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샤갈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아담과 이브를 그린 ‘천국’을 비롯한 구약 성서 연작 17점을 비롯해 모자이크,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채로운 작품을 볼 수 있다.
‘엑상 프로방스’ 지역에선 정물화의 대가 폴 세잔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세잔의 도시’로 불릴 만큼 곳곳에서 세잔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세잔이 40여 년간 머물렀던 ‘자 드 부팡’ 저택부터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스튜디오 ‘세잔 아틀리에’까지, 세잔이 실제 눈에 담았던 공간들을 둘러보며 그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다.
이곳에선 바닷속으로 들어가 작품을 구경하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칸에서 배로 15분 거리인 ‘생트 마르그리트’ 섬에서 스노클링 장비를 입고 3~5m 밑으로 잠수하면 영국 출신의 조각가 제이슨 디케리스 테일러가 설치한 2m 높이의 거대한 조각상이 나타난다. 초등학생 소녀 등 칸에 사는 시민들의 얼굴을 본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나타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