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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개딸'이 삼킨 민주당의 '청년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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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개혁의 딸)들의 욕설 문자와 당의 내홍을 견디면서까지 청년 대변인을 하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가 탄식하며 한 말이다. 이날 민주당은 청년 대변인 공개 모집 프로그램 ‘더블루스피커’ 신청 기간을 다음달 1일까지로 연장했다. 참여율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결국 개성 없는 무난한 얼굴이 대변인이 되지 않겠냐”며 “지원자가 100명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 만든 청년 대변인 프로그램은 정치 참여를 원하는 청년들에게 등용문으로 여겨져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민주당 청년 부대변인으로 발탁돼 청와대 청년 비서관까지 오른 박성민 전 최고위원이 대표적 성공 사례로 회자된다. 국민의힘도 2021년 대변인 공개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지원자의 80%가 30대 이하였을 정도로 청년들의 호응이 컸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에서 청년 정치인으로 살아가기는 가시밭길 걷기보다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의 쇄신을 촉구하는 청년들에게 폭언을 서슴지 않는 ‘개딸’ 때문이다. 개딸들은 12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의혹을 성찰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연 민주당 청년들에게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조직적인 협박과 욕설은 기본이고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은 개딸들의 단체 채팅방에 불시에 초대돼 욕설 폭격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배신자’라는 이유였다.

당이 뒤늦게나마 대책을 내놓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설왕설래가 오간다. 25일 의원총회에서는 “청년이 자기 소신도 제대로 밝히기 어려운 지금의 민주당이 개탄스럽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당원존 유튜브 라이브에서 “항의하고 비판하는 방식에서 폭언, 모욕, 위압 등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외부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이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개딸 욕설 문자’의 발신자가 당원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내놓은 발언이었다.

민주당 서울시당 한 관계자는 “20대 초중반인 시·도당 대학생위원장을 향해 몇만 건의 문자가 비일비재하게 온다”며 “(위원장들이) 많이 놀라고 매운맛을 보면서 정치에 관심이 멀어질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 속 ‘청년의 목소리’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민주당에 미래는 없을 것이란 우려는 기우(杞憂)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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