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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당첨금 가족 계좌에 숨겼다…뻔뻔한 체납자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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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업자 A씨는 ‘남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국세를 일절 내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 명의 회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고가 차량을 이용하고 전용 운전기사까지 두면서 호화 생활을 누렸다. 국세청은 10회 이상 잠복·탐문한 끝에 A씨가 부촌 지역 고급주택에서 실거주하는 것을 확인했다. A씨 집을 수색한 결과 금고와 집안 곳곳에서 현금 1억원과 고가의 미술품이 쏟아져 나왔다. 국세청은 이를 압류해 밀린 4억원의 세금을 징수했다.

인테리어 사업자인 B씨는 세무조사 중 고액의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자 보유 중이던 부동산을 급매로 처분했다. 양도대금도 현금 인출했다. 국세청은 B씨의 재산 추적조사에 착수해 고의로 재산을 은닉한 것을 확인하고,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고발했다.

국세청은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변칙적 수법을 이용해 강제징수를 회피하거나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고액 체납자 557명을 대상으로 재산추적조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23일 발표했다. 최근 ‘세수 펑크’ 우려 속에 악의적 체납을 차단하는 기존 세정 업무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액 체납자 558명이 내지 않은 세금은 3778억원에 달한다.

이번 재산 추적조사는 정부 기관 최초로 합유등기(하나의 부동산을 여러 명이 공동 소유)를 악용한 체납자, 복권 당첨자, 지역주택조합 분양권 취득자를 기획 분석해 261명을 선정했다. 구체적으로는 △합유등기·허위 근저당설정 체납자 135명 △고액 복권 체납자 36명 △지역주택조합 분양권 취득 체납자 90명이다.

특히 합유등기를 비롯해 강제징수를 회피하는 행위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는 것이 국세청 설명이다. 물건을 공동소유하는 합유자 지분 때문에 직접 압류가 제한되는 규정을 악용한 것이다. 우선 국세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103억원의 체납세금을 걷었다. 남아있는 체납세금에 대해 추가로 징수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고도 밀린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들도 적발됐다. 유통업을 영위하는 C씨는 최근 수십억 원 상당의 로또 1등에 당첨됐다. C씨는 그동안 밀린 세금을 일절 내지 않았다. 세금 33%(당첨금 3억원 이상일 경우)를 제외하고 받은 실수령액으로 밀린 세금을 낼 수 있음에도 C씨는 당첨금을 가족 계좌로 이체한 후 일부는 현금과 수표로도 인출했다. 국세청은 C씨의 당첨금 수령 계좌를 압류하고, 현금·수표 인출자금에 대한 재산 추적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가족·친인척 등의 명의를 이용해 재산을 숨겨놓고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체납자 296명도 재산 추적 대상으로 선정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미등록 사채업자가 누락한 수입금액을 소득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관리하면서 배우자가 고가주택·고급차량 등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한 사례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재산 환수를 위해 1006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악의적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 412명에 대해선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형사고발 하는 등 법적 대응을 강화했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부동산 등기자료 등 다양한 재산정보를 수집해 기획분석을 실시하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체납자의 생활실태와 동거가족의 재산내역을 파악하고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고액 체납자에 대해 재산 추적조사를 지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 소관 체납액은 지난해 기준 102조5000억원이다. 파산 등으로 사실상 징수 가능성이 없는 ‘정리보류’(결손)가 86조9000억원으로 85%에 달한다. 징수 가능성이 있는 ‘정리 중 체납액’은 15조6000억원이다.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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