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중개 플랫폼인 아이엠(IM)택시와 타다가 이르면 올 상반기 합병한다. 신설 합병회사는 통합 플랫폼을 운영하고 외부로부터 1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유치해 기존 10분 이상이던 배차 간격을 5분 이내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와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택시 운영사인 진모빌리티와 타다 운영사인 브이씨엔씨(VCNC)는 합병 조건을 놓고 막판 의견 조율을 하고 있다. 상반기 안에 신설 법인을 설립해 양사의 택시 중개 플랫폼 사업을 모두 넘긴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사업 확장 등을 위해 신설 합병법인에 1000억원의 신규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금 유치는 신생 사모펀드(PEF)인 오션프론트가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관투자가(LP)를 모집하고 있다.
합병 및 투자금 유치를 마무리하면 진모빌리티가 신설 합병법인의 최대 주주가 되고, 오션프론트는 2대 주주, VCNC의 최대 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3대 주주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합병은 배차 간격 단축 등 시너지 효과를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M택시와 타다는 대형 택시 중개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왔다. 대형 택시는 중형택시와 모범택시의 중간 모델로 대형 승합차를 활용하고 있다. 요금은 비싸지만 넓은 차량 공간을 활용한 차별화한 서비스가 장점이다.
합병 시 대형택시 1700대…'카카오 대항마' 뜬다
아이엠(IM)택시와 타다는 낮은 시장 점유율과 부족한 차량 대수 등으로 독자 생존이 힘들다고 판단하고 서둘러 힘을 합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중형 택시 요금 인상이 두 회사의 합병을 촉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 쏘카의 자회사로 출범한 타다는 승차 거부 없는 배차로 호평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운수종사자를 택시기사 자격 보유자로 한정하는 내용의 일명 ‘타다금지법’이 2020년 국회를 통과한 뒤 적자에 시달리다가 2021년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에 매각됐다.IM택시는 2020년 서울의 9개 법인 택시 연합으로 출범했다. 사업 초기부터 중형 택시가 아니라 대형 택시에 초점을 맞추고 법인 택시 위주로 운영해 왔다.
합병과 1000억원 투자 유치를 완료하면 신설 합병법인은 대형 승합차만 1700대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보유한 대형 승합차 수량(약 1000대)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신설 합병법인은 차량을 더욱 늘리고 연내 단일 플랫폼도 구축해 수도권 기준 배차 시간을 기존 10분 이상에서 궁극적으로 5분 내로 대폭 줄인다는 목표다. 차량 정비나 자동차보험 가입 등에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리운전이나 호출서비스 업체 등을 추가로 인수해 몸집을 불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합병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아성을 뛰어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대형 택시 분야에서는 승산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형 택시 분야에 집중할 경우 승산이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이승우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