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등 산업현장에서는 결로 및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대용량 제습기가 사용된다. 외국산 제품이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 휴마스터가 국산화에 사활을 걸었다. 자체 흡방습 기술을 응용한 소형 프로토타입 개발엔 성공했지만, 규모를 키우자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치는 문제가 발생했다. 엉킨 실타래는 SK E&S의 ‘소부장 국산화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풀렸다. 이대영 휴마스터 대표는 “SK 파주LNG발전소 현장 테스트에서 설계 검증을 통해 오류를 찾아내고 성능까지 끌어올렸다”며 “제습기를 SK 발전소에 공급하게 돼 1석3조”라고 말했다.
2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통해 혁신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상생협력은 스타트업, 소상공인·자영업자, 디지털·미래산업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소기업 이루온은 5G 특화망의 핵심 ‘코어 장비’를 KT와 공동 개발했다. 5G 특화망은 제한된 지역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자체 무선망을 구축해 운영하는 기업용 네트워크망이다. 공용 5G망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며 자율주행 등 대용량 데이터 기반의 실시간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지난해 9월 중기부의 민관 공동 투자형 과제로 진행된 사업에 이루온이 개발사로 참여하고 KT와 중기부가 개발비를 지원했다. 조훈 KT 전무는 “외국 기업이 독점한 장비를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대체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소재 기업 마린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 지원을 받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기업 인포미와 지난 3월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은 게 좋은 예다. 마린이노베이션이 해초 부산물로 제작한 ‘마린명함’과 인포미의 디지털 명함 ‘똑똑’을 연계하는 게 핵심이다. 두 회사는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마린명함과 디지털 명함을 같이 제작하는 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
칫솔 제조업체 KNK는 네이버와 SK케미칼 지원에 힘입어 친환경 칫솔 ‘6도씨 에코 칫솔’(사진)을 선보였다. 주요 구성품에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 재활용 소재 칫솔이다. 기존 대비 석유 원료 플라스틱 사용량을 32% 줄이고 포장재에도 친환경 종이와 식물성 잉크를 썼다. 강기태 KNK 대표는 “대기업에서 디자인 및 금형 제작 서비스, 유통 등 토털 솔루션을 제공받으며 경쟁력을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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