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을 사기 위한 외국인 자금이 늘어나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은 소폭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 따른 증시 훈풍이 외환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에 환율이 1300원대로 떨어지긴 어렵고, 1300~1350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분위기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1326원70전에 마감했다. 1주 전인 12일 1334원50전보다 7원80전 내렸다. 2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직전 기록한 연간 최고점(1342원10전)보다는 1.15% 낮아졌다. 지난 한 주간 원화는 달러 대비 0.59%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 세계 주요국 통화와 반대였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유로화는 1.25%, 엔화는 2.46%, 위안화는 1.15% 절하됐다.
원화 환율이 다소 하락한 건 외국인들의 증시 진입으로 원화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투자를 늘리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야 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 합병, 삼성전자의 일본 반도체 연구 거점 신설 소식 등이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했다”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자본이 들어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Fed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해진 건 환율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가 계속되는 만큼 환율이 단기간에 1300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시장에선 환율이 올 연말께나 12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