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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일 대표 "오투잼 대박 후 쫄딱 망하기도…50代에 새 도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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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캠프 가상 공간에 세워진 학교가 64개, 가입한 ‘코로나 학번’이 12만 명을 넘었습니다. 요즘은 이론 수업인데 왜 비대면 강의가 아니냐고 학생이 먼저 말한다네요.”

스타트업 메타캠프는 국내 처음으로 대학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든 업체다. 코로나19 기간 ‘가상 대학’을 세워주고 학생이 오가도록 한 것이 시작이다. 전문대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 메타캠프는 130여 개 국내 전문대 중 절반(64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를 창업한 송영일 대표(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학가에서 실습은 현장 수업, 이론은 ‘메타버스 수업’이란 공식이 굳어지고 있다”며 “내년부터 미국 1500개 전문대학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년을 연쇄 창업가로 살았다. 짜릿한 성공도 맛봤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인기를 누린 온라인 리듬 게임 ‘오투잼’의 제작자다. 떨어지는 블록을 맞추며 노래를 즐기는 오투잼은 특히 중국에서 대박이 터지며 사용자 5000만 명을 모았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듯 곧 좌절의 시간이 찾아왔다. “어릴 때다 보니 권리관계 같은 것에 밝지 못했어요. 투자사와 지분 분쟁이 발생했는데, 결과적으로 내쫓겼죠.” 투자사와의 갈등에 충격을 받은 그는 태국행을 택했다. 마침 슈팅 게임 ‘포트리스’가 태국 진출을 앞두고 있어, 이를 퍼블리싱하는 엔플렉스의 태국지사 부사장으로 출국했다.

무일푼 시기도 있었다. 귀국 후 댄스 게임 회사를 창업했다가 망했을 때다.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좋아하는 음악으로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그는 “아무것도 안 하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팟캐스트가 ‘팟빵’ 플랫폼에서 1위를 하며 재기의 꿈을 다졌다. 창업가를 지원하는 ‘디캠프’에 매일 나가 사업 구상을 다시 할 정도가 됐다. 창업 인생의 두 번째 방향을 제시해준 인물도 만났다. 메타의 가상현실(VR) 전담 조직이 된 스타트업 오큘러스의 서동일 창업자와 교류한 것이다. 이후엔 기업에 VR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메타캠프는 기술 고문으로 영입한 김준호 동서울대 교수의 제안으로 창업했다. 코로나19 기간 수업할 방법을 찾던 전문대들을 보며 기회를 포착했다. 2021년 2월 전문대 연합조직인 한국직업고등교육학회,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메타버시티’(메타버스와 대학의 합성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업을 안착시켰다.

현재 메타캠프 플랫폼으로 수업하는 전문대는 64곳, 강좌 수는 6054개다. 누적 수업 시간은 4만 시간을 넘어섰다. ‘전기 캐드 이론’ ‘치기공 이론’ ‘헤어커트 이론’ 등 대부분 이론 수업이 메타캠프 플랫폼에서 진행된다. 송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3차원(3D) 모델링 작업이 쉬워져, 메타버스 플랫폼이 또 한 번의 도약 계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전망을 직접 증명하고 싶다”며 “나이는 50대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30대”라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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