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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 출자'가 민영화?…정부 일축에도 파업 예고한 철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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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이 19일 수서발 고속열차 운영사인 수서철도(SR)에 대한 정부의 출자 계획을 “민영화로 가기 위한 가교”라고 비판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정부는 노조의 일방적 주장이란 입장이다. 정부 출자를 민영화 포석이라고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철도노조는 이날 서울역 앞에서 투쟁선포식을 열어 다음달 8일 준법투쟁, 15일과 28일 철도노동자 총력 결의대회 등 집중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허구적인 고속철도 경쟁체제 유지 정책에 맞서 하반기 총파업 총력 투쟁을 빈틈없이 조직하겠다”고 했다.

철도노조의 파업 예고는 정부가 지난 9일 SR 출자를 위해 입법예고한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안’이 계기가 됐다. SR 최대주주는 코레일로 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밖에 사학연금이 31.5%, 기업은행 15%, 산업은행이 12.5%를 보유 중이다. 사학연금 기업은행 산업은행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코레일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맺고 SR에 지분을 투자했다. 풋옵션은 다음달 17일이 만기다. 이들 세 곳은 다음달 풋옵션을 행사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이들에 원리금으로 225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풋옵션이 행사되면 자본금이 줄어들면서 SR의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철도사업자 면허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이다. SR이 철도사업자 면허를 유지하려면 부채비율을 150% 이하로 맞춰야 하는데 작년 말 부채비율은 113%였고, 풋옵션 행사 시 150%를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SR에 출자하기로 한 배경이다.

출자는 현금 또는 현물(정부가 보유한 다른 기업 주식)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입법예고 기간 종료 후 구체적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 출자가 이뤄지면 SR이 철도사업자 면허를 유지하고 코레일과의 경쟁체제도 지속될 수 있다.

철도노조는 “정부가 SR 최대주주가 되는 길이 열렸다”며 “부실기업인 SR에 특혜를 주는 것은 민영화로 가기 위한 가교”라고 반발했다. 정부가 최대주주가 되면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기가 수월해진다는 취지다. 철도노조는 코레일과 SR의 경쟁체제 유지는 실패했다며 정부가 코레일과 SR을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도 민영화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며 “정부가 SR 지분을 가져도 민영화는 전혀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가 근거 없이 민영화 의혹을 제기하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사학연금 기업은행 산업은행이 보유한 SR 지분을 사줄 만한 다른 공기업을 찾기 쉽지 않다”며 “코레일과 SR의 재정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SR을 정상 운영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했다.

철도노조는 지난해 12월에도 기획재정부 지침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직전까지 갔다. 당시 ‘민생을 볼모로 한 파업’이란 여론이 불거지자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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