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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은행들이 지역은행 연쇄 파산을 계기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관리·감독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SNS를 통해 확산된 공포가 얼마나 빨리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면서다.
로이터통신은 SVB가 무너진 뒤 은행가들은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위기관리, 감독 및 비상절차를 강화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금 유출로 이어지거나 주가를 떨어트릴 수 있는 은행 건전성에 대한 루머 등에 대한 대응책을 만든다는 것이다. 익명의 한 지역은행 경영진은 회사의 위기관리 프로그램에 소셜미디어를 추가하도록 명령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규제 당국도 SNS의 위험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미국 중앙은행(Fed)이 뱅크런 상황에서 SNS의 역할을 주목했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아무리 강력한 자본과 유동성 감독이 있더라도 SNS에 자극받아 예금이 빠져나가면 은행은 파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는 뱅크런 당시 SNS의 파급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NS를 홍보 수단으로 바라봤던 은행들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SVB 파산 원인으로 SNS를 꼽았고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는 "완전한 게임체인저"라고 했다. 노무라의 미국예금 전략책임자 그렉 헤트리치는 "소셜미디어가 예금 행동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은행은 자신과 이해관계자, 그리고 예금자에게 매우 큰 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발생한 SVB와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연쇄 파산은 SNS의 위험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SVB는 지난 3월9일 하루만에 총 420억달러(약56조)의 예금이 빠져나가며 파산했다. 전날 SVB의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 한 트윗이 올라온 게 계기가 됐다. 크리스토퍼 실러 애리조나주립대 교수는 지난달 24일 논문을 통해 "뱅크런을 앞두고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영향력 있는 예금주들이 트위터에 SVB 위기를 트윗하며 공포를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