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18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일이 손잡고 중국의 기술 경쟁력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AI·바이오 기술 협력 강화…中견제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일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최첨단 기술 분야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AI와 바이오 분야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분야를 포함해 인재 육성과 스타트업 분야에서도 협력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기시다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며 “경제 분야에서도 미일 협력의 비약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미·일이 함께 내건 ‘법치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지켜나가겠다는 G7의 흔들림 없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며 이번 G7 정상회의의 의미를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의 지도력 아래 우리는 올해 G7 의제에서 이미 진전을 이뤄냈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한 “미·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책임 추궁과 우크라이나의 영토 방어 옹호, 핵무기 비확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 등에 뜻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중국 "대만 문제, 불장난 중단하라"
바이든 대통령은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일본에 도착했다.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건 2016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이 78년 전 미국이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투하한 것과 관련해 사과의 말이 나올지 주목됐으나, 백악관 측에서는 어떠한 발언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에는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G7은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의 수출 제재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G7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문구를 담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일본 매체들은 전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대만 문제에 대한 도발과 불장난을 중단하고, 14억여 중국 인민의 대척점에 서지 말라”며 “불장난을 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玩火者, 必自焚)”이라는 표현으로 경고했다. ‘불장난’은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자주 언급하는 표현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