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들이 쓰는 일부 방탄복이 군에서 요구하는 방탄 성능 기준에 못 미쳐 위험에 노출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감사원이 공개한 '장병 복무여건 개선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방탄복 납품 계약을 맺은 A 업체가 성능시험 부위에 방탄 소재를 추가로 덧댄 사실을 알고도 지난해 2월 이를 제작하도록 승인했다. 또 이러한 사실을 시험기관에 알리지 않아 덧댄 부위에 사격시험을 하면서 방탄 성능 기준이 충족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같은 해 5월 A 업체가 방탄 소재를 덧대 방탄복의 성능을 조작한다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취약한 중앙 부위는 제외하고 덧댄 부위 경계 등으로 사격 위치를 조정해 시험한 후 방탄 성능이 충족한다고 판정했다.
이에 감사원은 A 업체가 군에 납품한 방탄복을 대상으로 덧대지 않은 부분까지 별도 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총격 지점에 따라 일부 방탄복이 안쪽으로 찌그러지는 정도가 허용기준(44㎜)을 초과하는 등 피격 시 사망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왔다.
감사원은 방위사업청장에게 성능이 떨어지는 방탄복은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하고, 계약을 부당하게 이행한 A 업체에 대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장에게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2명에 대해 문책하도록 요구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