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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비싸 부활절에 감자 쓴다더니…치솟던 美 달걀값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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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고물과 함께 치솟던 달걀값이 이제는 폭락하고 있다. 불과 한달전까지만 하더라도 부활절 행사에 써야할 달걀이 비싸 감자로 대체했다는 뉴스가 전해지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달걀값이 하락하는 이유로 수급 흐름이 역전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조류독감이 완화돼 공급이 안정되고 부활절 등 ‘달걀 성수기’가 끝나면서 수요 둔화가 맞물린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어너배리(Urner Barry)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판매되는 달걀 12알이 든 한 판의 평균 도매가는 0.94달러였다. 6개월 전 5.46달러에서 급격히 하락한 가격이다. 소매점에서는 1달러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팔리고 있지만 이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치명적인 조류 독감으로 산란계가 상당수 폐사하면서 달걀 공급이 감소했다. 또한 극심한 인플레이션까지 겹쳐 농가는 사료와 연료비 상승까지 감당해야했다.

반면 미국 최대 달걀 유통업체인 칼-마인 푸즈(Cal-Maine Foods)는 지난 분기에 700% 이상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위원은 가격이 왜 이렇게 올랐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요청했고, 일각에서는 가격 조작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온다.

카린 리스폴리 어너배리의 수석 분석가는 달걀 도매가 하락이 3월 말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달 초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후 거의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달걀 시장은 조류독감의 지배를 받았지만 올해는 그것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초 기준 소비를 위해 달걀을 낳는 암탉은 약 3억800만마리로 전년(약 3억2800만마리)보다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암탉 수는 계속 증가해 현재(지난 4월 기준) 약 3억1400만마리에 달한다.

조류독감 상황이 개선되면서 달걀 공급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소비자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달걀값이 치솟자 구매를 줄여 대응했다. 또다른 상품 시장분석업체 어드밴스드이코노믹솔루션스(Advanced Economic Solutions)의 에이미 스미스 부사장은 “달걀이 인플레이션의 전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연말연시에 계란 소비가 늘지만 고물가 환경에서는 과잉구매를 주저한다는 분석이다.

소매판매를 추적하는 NIQ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까지 한달간 미국 소매점의 달걀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달걀 수요는 일반적으로 아침을 챙겨먹어야 하는 겨울 방학을 기점으로 증가하고, 늦봄께 감소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부활절과 어버이날 이후에는 수요가 확 줄어든다.

에밀리 메츠(Emily Metz) 미국 계란 위원회(American Egg Board)의 사장은 “달걀 도매가는 전적으로 시장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계란 농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고 말했다.

달걀 도매가가 급락하고 있지만 당장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식료품에서 소매가는 완만한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달걀 가격은 계절적 변동을 조정해 1.5% 하락했다. 그러나 연간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높은 가격이다. 올해 4월까지 계란 가격은 21.4% 상승했다.

도매가는 일반적으로 소매가보다 변동성이 크다. 슈퍼마켓이나 식료품점은 고객이 급격한 가격 변동에 놀라 구매를 포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식료품점의 가격은 도매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또한 도매가가 낮아진다고 해서 소매업체가 반드시 가격을 낮추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는 여전히 더 높은 가격대를 지불해야 하며 이러한 현상이 사라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 이라는 분석이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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