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광지 일부 식당에서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한 곳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한국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누리꾼들의 다양한 제보를 받았다며 "국내 주요 관광지 주변 식당들의 메뉴판에는 보통 한국어로 메뉴를 먼저 소개한 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 번역해 놓는다"고 밝혔다.
서 교수가 제공한 사진에는 김치만두, 김치찌개 등 메뉴에서 김치의 중국어 번역인 '辛奇(신치)' 대신 '泡菜(파오차이)'로 표기된 모습이 담겼다. 파오차이는 배추나 무에 고추·생강·피망·마늘 등을 넣은 뒤 산초, 팔각, 소금, 식초, 설탕, 바이주(白酒) 등으로 만든 즙을 부은 중국의 채소 절임 요리를 뜻한다.
앞서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훈령을 개정해 김치의 올바른 중국어 표기를 '신치'로 바꾸고, 중국이 김치를 자신들의 음식이라며 불렀던 파오차이는 삭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서 교수는 "김치찌개, 김치만두 등 김치가 주재료로 사용되는 음식에 지금까지 파오차이로 번역된 곳이 많았는데, 이런 상황은 중국에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왜곡에 맞선 적극적인 대응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김치 표기 역시 다 함께 바로 잡아야만 한다"며 "식당 측은 김치 표기가 잘 돼 있는지 한번 살펴보고, 손님들은 잘못된 표기가 있으면 식당 측에 시정을 요청하는 등 모두 관심을 갖고 김치의 올바른 표기를 위해 힘을 모아야만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