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기반을 둔 유럽 통신업체 보다폰의 주가가 장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7% 이상 폭락했다. 전체 직원의 10% 이상 감축 계획과 잉여현금흐름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발표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델라 발레 보다폰 최고경영자(CEO)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향후 3년간 1만1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보다폰 사상 최대 규모의 감원으로, 전체 직원 10만명의 약 10%에 달한다.
보다폰은 2023년 3월 31일에 마감된 회계연도에 457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도와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4년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는 잉여현금흐름이 33억 유로로 전년도 48억 유로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가이던스를 발표했다. 잉여 현금 흐름이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뜻한다.
또한 발레는 보다폰의 스페인 사업을 평가 중이며, 이를 매각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구조적 변화를 주는 방식도 열려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달 임명된 발레 CEO는 "우리의 실적이 충분히 좋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조직을 단순화하고 복잡한 것들을 제거해 경쟁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보다폰은 이탈리아 사업에서 1000명을 감원했고, 독일에서도 1300명가량 감원설이 나온 바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