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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위기 기업 살린 '경북 행복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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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군 선남면 용신공단에서 산업용 반코팅 장갑을 생산하는 송죽글러브는 지난달 운전자금을 대출받으면서 연 2.97% 금리에 3억원을 빌렸다. 처음에 산출된 금리는 연 6.18%였는데, 절반 수준으로 금리가 떨어진 것은 ‘경북 행복자금’ 대출 대상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정선희 대표는 “연간 이자 부담이 1000만원 줄어들게 됐다”며 “정책자금 받기가 쉽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단비 같은 제도”라고 말했다.

경북 영천의 우성케미칼 박병욱 대표는 최근 원재료 확보에 필요한 5억원을 연 3.09% 금리에 빌렸다. 원래는 연 5.57%를 적용받을 상황이었는데 경북 행복자금 덕분에 2.5%포인트가량 금리를 낮췄다.

경상북도가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이자 비용이 급증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선보인 경북 행복자금이 지역 기업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이자 때문에 쓰러지는 기업은 없어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조성됐다. 경상북도는 금융회사와 실무 회의를 열어 지난 3월 농협은행, 기업은행, 대구은행과 중소기업 저금리 융자지원을 위한 경북 행복자금 협약을 체결했다. 도는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확보한 500억원을 은행에 무이자로 대여하고, 은행은 경상북도 재원의 두 배인 1000억원을 조성했다. 그간 나온 각종 정책자금은 많지만, 지방자치단체와 금융회사가 같이 고통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복자금을 대출 중인 기업은행 대구·경북 기관영업팀 정재현 부장은 “금리 인하 혜택이 커 대출 재원 400억원 가운데 92%를 넘는 370억원이 이달 소진될 정도로 인기”라며 “다른 지자체에서도 문의가 많아 중소기업 위기 극복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지금처럼 금리가 갑자기 치솟는 상황은 중소기업에는 일종의 사회적 재난과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는 “은행도 일정 부분 이자를 깎아주고 그 부담은 정부가 져야 한다”며 “정부에 이런 제도 도입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경상북도는 소상공인을 위한 경북버팀금융도 올해 출연금을 165억원 더 늘려 2340억원(출연금의 15배)으로 확대했다. 또 경상북도 출자출연기관인 경북신용보증재단이 운용 중인 보증 상품도 6개 시중은행과 협약을 맺고 금리 0.2%포인트를 추가 인하했다. 경상북도의 중소기업 금융지원 규모는 행복자금, 버팀금융을 포함해 8개 자금 3조2550억원에 달한다.

울진군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박남윤 대표는 “장기간의 코로나19로 펜션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이자를 갚기 위해 보험약관 대출을 내며 버텨왔다”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경북버팀금융 대환자금을 소개받아 폐업 위기를 넘겼다”고 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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