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화 운동 기념식에 현역 의원들이 전원 참석하도록 국민의힘이 독려하고 있다. 전날 전야제에도 보수정당으로서는 8년만에 당 지도부가 참석한다. 역사 문제와 관련해 전·현직 최고위원 두 명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한 국민의힘이 다시 중도 확장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6일 여권에 따르면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여당 소속 의원 전원이 18일 행사에 참석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의원들에게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해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5.18 기념식 전원 참석 방침이 정해져 당시 109명의 소속 의원 중 99명이 참석했다. 올해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 일부를 제외한 의원들 상당수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다른 의원들보다 하루 일찍 광주로 내려가 17일 열리는 '5.18 전야제'에 참석하기로 했다. 2015년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참석하나 이후 보수 정당 지도부의 전야제 참석은 8년만이다. 당시 김무성 대표는 광주시민들로부터 물 세례와 항의를 받으며 행사장을 떠났다. 이같은 위험부담을 감안할 때 국민의힘 지도부의 전야제 참석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번 광주 방문을 통해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우리 당의 진심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일 당 윤리위를 열고 김재원 최고위원에 당원권 정지 1년, 태영호 전 최고위원에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김 최고위원이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태 전 최고위원은 '제주 4·3사건 발언'으로 중도 지지층의 이탈을 불렀다는 평가 때문이다. 두 사람에 대한 징계를 통해 사태를 일단락 지은만큼, 5.18 기념식 참석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직을 버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천명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위로 뽑아주신 당원들의 뜻을 받들기 위해 징계를 감수하면서도 최고위원 직책을 버릴 수 없다"며 "앞으로도 당의 최고위원으로서, 언제 어디서든 당의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총선 승리에 필요한 전략과 방향을 계속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