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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호박값 고공행진에…'못난이 채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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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호박 등 밥상에 자주 오르는 농산물 가격이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장바구니 물가의 부담을 덜기 위해 외관에 흠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다.
○호박 도매가 전주 대비 34% ↑

12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시장에서 국내산 감자 거래가격은 ㎏당 2947원으로 전주 대비 3.6% 올랐다. 이는 평년(2013~2022년) 5월 평균 가격인 1424원에 비하면 106.6% 폭등한 것이다. 호박 도매가격은 ㎏당 2484원으로 전주 대비 34.4% 비싸졌다. 전년 동월에 비하면 112.5% 높은 가격이다.

무 가격도 안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11일 국내산 무 도매가격은 ㎏당 624원으로 전주 대비 5.7% 떨어졌지만 평년(512원)에 비하면 21.9%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날씨가 따뜻해졌음에도 일부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농자재 가격·인건비 인상 등 생산비용이 높아진 데다 일부 산지의 기상 상황이 불안했던 탓이다. 특히 무는 주산지인 제주의 기상 악화로 작황이 부진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12월~올 2월 제주도 평균기온은 7.2도로 평년(1991~2020년)과 비슷했지만 기온 변동폭이 유독 컸다. 특히 올 1월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가장 큰 기온 하강폭(18.6도)을 기록하고 호우까지 발생했다.
○정부 비축 채소 공급
유통업계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해 보다 저렴한 농산물 확보에 나섰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14일까지 전 점에서 ‘정부 비축 제주 상생무’를 판매하는 것이 그런 사례다. 정부 비축 제주 상생무는 통상적으로 취급하는 ‘특’등급의 상품과 비교해 조금 작거나 외관에 흠이 있는 ‘B급 상품’이다. 제주산 무 비축 물량을 50t 확보하고 판매가격은 개당 990원으로 책정했다. 일반 소매 시세보다 약 50% 저렴하다는 것이 롯데의 설명이다.

편의점 CU도 ‘싱싱상생’이라는 브랜드로 ‘못난이 상품’을 저가에 판매한다. 작물 크기가 균일하지 않거나 미세한 상처가 있지만 섭취에는 문제가 없는 상품을 선별해 평균 시세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판다. 싱싱상생 깐마늘은 100g당 1170원으로, 동일 마늘 납품처가 판매하는 일반 깐마늘 가격(2000원) 대비 42% 저렴하다.

CU는 싱싱상생이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파프리카, 깐마늘, 감자 등에 이어 오이, 애호박 등으로 판매 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식자재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고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일반 상품 대비 5~10% 저렴한 실속형 엽채류 상품 12종을 공급한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달에도 구내식당 30여 곳에 사과와 참외로 구성된 친환경 못난이 과일 2종 세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1주일 만에 약 2만 개의 과일을 유통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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