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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장된 中기업 '회계 결함'…알리바바 등 7곳 투명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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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가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재점검한 결과 ‘심각한 결함’을 발견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바이두 알리바바 등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요 기업은 또 한 번 회계 투명성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PCAOB가 KPMG 베이징 법인과 PwC 홍콩 법인을 상대로 회계감리를 한 결과 이들의 감사를 받은 여덟 곳의 중국 기업 중 일곱 곳의 재무제표에서 신뢰도를 입증할 수 없는 결함이 발견됐다. 이 두 회계법인은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요 감사인이다. 대상 기업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그룹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PwC 홍콩 법인은 “PCAOB의 지적을 인정하고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해명했다. KPMG 중국법인은 PCAOB가 발견한 결함을 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자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감사 서류에 대한 접근 권한을 요구해왔다. 감사보고서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감사인 조사 권한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이에 중국은 회계 감독권은 주권의 영역이라며 미국의 요구를 거부해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2021년 PCAOB에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외국 기업의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 있는 ‘외국기업 책임법(HFCAA)’을 발효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 162개 중국 기업이 예비 상장폐지기업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작년 8월 미국과 중국은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회계를 미국 규제당국이 감독할 수 있다는 내용에 합의하면서 이번 PCAOB의 감리가 개시됐다.

이에 앞으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위험도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추후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기업들이 또 한 번 회계 투명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170여 개 중국 기업의 총 시장가치는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에 달한다.

미국 규제당국은 올해 조사 기준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조사 대상 감사인을 확대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중국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재점검하기로 했다. 또 중국 당국이 자료 제공을 거부하면 상장폐지 요건을 기존 감사 거부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오현우/이지훈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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