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직업계고 졸업자의 대기업·공기업·공무원 채용을 확대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대학입시에서도 동일계 특별전형 비율 상향도 건의했다. 교총은 이같은 내용의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을 국가교육위원회 등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고 11일 밝혔다.
교총은 직업계고 육성이 고교 전체를 살리는 국가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지난해11월부터 현장 교원, 연구원, 기업대표로 미래직업교육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가동해왔다. 정성국 교총회장은 국가교육위원회에도 직업교육특별위원회 조직?운영을 요청해서 반영을 끌어낸 바 있다. 교총 미래직업교육특위는 5개월 넘는 기간동안 현장 방문, 집필위원회 구성?운영,전체회의 등 논의 끝에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직업계고가 취업률 굴레에서 벗어나 획일화된 고교 교육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학교로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진학률이 70%가 넘는 한국 사회 특성상 고졸 취업의 현실적 한계가 큰 만큼 ‘고졸 취업을 지향해야 하지만 고졸 취업만으로 직업계고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학생의 관심과 교육적 요구가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일반고 중심의 고교체제는 미래교육을 담보하기 어렵고, 다양한 전공?전문교과를 담당하는 직업계고의 발전이 고교학점제의 취지에도 부합하다는 입장이다.
교총은 "직업계고는 취업에만 매몰되지 말고 교육과정으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일반고가 보통교과를 배우는 학교인 것처럼 직업계고는 전문교과를 배우는 학교로서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고도화와 디지털화에 따른 ‘중등-고등 직업교육 연계 강화’도 제안했다. 신산업?신기술 분야에서의 직업교육이 고등교육 단계에서 확대되고 있고, 중등-고등교육의 연계가 강조되는 등 해외 직업교육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직업교육 단계에 전문가,학사,석사학위를 수여하도록 하는 등 아카데믹 경로와 동등한 수준으로 경력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법을 개정했다는 설명이다.
교총은 “산업 고도화로 직업계고3년 교육과정만으로는 부족한 영역이 많은 만큼 동일계열 대학 진학으로 고숙련 인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특성화고 졸업자의 동일계 특별전형 비율을 현재 입학정원의1.5%에서 5%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1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제시했다.
직업계고 졸업자 채용 확대를 위한 정부의 일관성 있고 강력한 정책 추진도 요구했다. 국가가 선제적으로 직업계고 졸업자의 국가직?지방직9급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고,지방직 공무원 채용을 기술직 외에 행정직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강력한 인센티브 지원방안을 강구해 대기업?공기업 취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업계고의 학습 내실화와 학교 체질 개선방안도 제시했다. 교총은 “직업교육 선진국은 기초학습역량을 갖춘 학생을 직업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전공 전문성을 갖추기에 앞서 교과 기초학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