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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당국 "중국 기업 감사 결과에 큰 결함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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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가 공개됐지만 부실 감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서 시행된 감사 결과가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두고 중대한 결함을 발견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규제당국이 중국 기업의 감사 결과를 검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PCAOB는 글로벌 회계기업인 KPMG의 베이징 법인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홍콩 법인이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감사 결과를 조사했다. 두 기업은 중국 상장기업 40%가량의 감사를 도맡는다.

PCAOB는 KPMG 중국법인이 시행한 감사 결과 4건을 검토한 결과 모든 보고서에서 결함을 발견했다. PWC 홍콩 법인의 감사 결과 4건의 경우 3건에서 결함을 찾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감사 대상 기업 중 e커머스 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리카 윌리엄스 PCAOB 의장은 이날 "감사 결과에 결함이 너무 큰 탓에 사실상 감사인이 재무제표의 신뢰도를 입증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PWC 홍콩 법인은 PCAOB의 지적을 인정하며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해명했다. KPMG 중국법인은 PCAOB가 발견한 결함을 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당초 자국 기업의 감사 서류 등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미국의 감사를 꺼려왔다. 하지만 2021년 미국 정부가 외국기업 책임법(HFCAA)을 발효하자 3년 연속 PCAOB의 감사를 받지 않은 중국 기업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 162개 중국 기업이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오른 바 있다.

중국 정부가 회계감사 보고서를 제공하지 않고 양국의 갈등이 심화하자 교착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PCAOB 등 각국 규제당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회계 감독에 합의하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다만 이번 발표로 인해 중국 기업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 결과 대부분에서 중대한 결함이 발견될 정도로 재무제표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 감사를 통해 앞으로 회계 감독이 개선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제점을 발견했으니 이를 보완할 일만 남았다는 이야기다.

윌리엄스 의장은 "결함이 많이 발견된 것은 그만큼 미국의 조사 프로세스가 제대고 작동한다는 신호다"라고 강조했다. 브랜던 에이 혼 크레인 펀드자문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회계법인이 감사 지침을 준수하고 관행을 조정할 일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규제당국은 올해 조사 기준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에는 두 곳만 조사했지만, 대상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99%를 담당한 회계감사 법인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감사 보고서에 대한 전체 접근권을 요구할 예정이다. 또 중국 당국이 자료 제공을 거부하면 상장폐지 요건을 종전 3년 감사거부에서 2년으로 단축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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