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소개했다고 증언했다. 최 전 수석은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50억 클럽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 씨 등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인물들을 말한다.
유 전 본부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이후 최 전 수석을 이재명에게 소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 수내동에 있는 복집 제일 끝방에서 만났다"며 "최 전 수석이 이 전 대표에게 다른 분을 소개하면서 종종 뵀다"고도 했다.
최 전 수석은 김씨 등 대장동 일당의 로비 대상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대장동 개발비리와 관련한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청탁하기 위해 최 전 수석에게 50억원을 약속했다고 보고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청탁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최 전 수석은 유 전 본부장이 민간업자 A씨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급됐다. 유씨는 "2016~2017년쯤 골프장에서 최 전 수석으로부터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며 A씨를 소개받았다"며 "2019년 정 전 실장에게 3000만원을 주기 위해 A씨로부터 2000만원을 빌렸다"고 증언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작년 검찰에서 한 진술과 엇갈린다. 김씨는 당시 "유 전 본부장에게 최 전 수석을 소개해준 시점은 2019~2020년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유 전 본부장이 "2016~2017년께 최 전 수석과 골프를 쳤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18일 공판에서 "'사법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이 대표에게 최 전 수석을 소개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최 전 수석을 김만배씨에게 언제 소개받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