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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와 회식 후 뇌출혈로 사망…2심도 "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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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친분 없는 상사와 단둘이 술자리를 가지고 귀가 중 뇌출혈로 사망한 사례는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2심에서도 인정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성수제 양진수 하태한)는 사망한 청소경비 노동자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 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은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 결론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2020년 10월 회사 청소경비직으로 일하던 A씨는 관리부장 B씨와 회식을 가진 후 자택으로 귀가하다 술에 취한 상태로 넘어져 뇌출혈을 진단 받았다. A씨는 5개월 간 치료를 받던 중 2021년 3월 사망했다.

같은 해 A씨 유족은 "A씨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 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37조는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를 산재에 해당하는 업무로 본다.

공단 측은 "해당 회식을 산재보험법 상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씨 유족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A씨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1심 법원은 "A씨가 참석한 회식은 전반적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공단의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회식이 친목 도모를 위한 회식이 아니라 업무의 연장선이었음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평소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다는 점 △회식에서 장비 구매나 청소 구역 등 업무상 이야기를 나눴던 점 △다른 직원들이 개인적 사정으로 불참해 불가피하게 두 사람만 참석한 점 등을 들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공단은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이후 유족과 공단이 상고하지 않아 판결은 지난달 29일 확정됐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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