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종합식품기업 CJ제일제당이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42%, 80% 감소한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반토막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해외 식품사업 호조에도 불구하고 원가 부담과 글로벌 축산 시장 불황 여파로 인한 라이신(사료첨가제) 가격 하락 등이 발목을 잡았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5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고 8일 공시했다. 증권사 전망치를 큰 폭으로 밑돈 수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1분기 CJ제일제당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2969억원)를 17%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역시 80% 급감한 49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7조712억원으로 1.3% 증가했다.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도 CJ제일제당의 1분기 영업이익은 58.8% 급감한 1504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4조4081억원으로 2.1%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CJ제일제당은 "내수 소비 부진과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가 부담 등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인해 전반적인 수익성이 감소했다"면서도 "해외 식품 사업과 바이오·식품영양테크(FNT)부문의 고수익 스페셜티 사업은 성장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 식품사업의 경우 매출은 2조7596억원으로 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1% 감소한 1340억원에 그쳤다. 원가 부담 지속과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겹치며 수익성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외 식품사업은 매출이 15%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50% 이상 개선됐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국내식품사업은 원가부담이 심화되며 이익이 감소했으나, 미주 등 해외 지역 수익성 호조로 감소폭을 일부 만회했다"고 밝혔다.
아미노산과 조미소재 등 그린바이오가 주력인 바이오사업부문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89% 감소한 8174억원, 128억을 기록했다. 글로벌 축산 시장 불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데 따른 수요 부진 속 라이신 등 대형 제품의 판매량이 줄고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고 CJ제일제당은 전했다.
조미소재·미래식품 소재 등을 주력으로 하는 FNT 사업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 9% 감소한 1745억원과 50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요 거래처인 식품·조미료 업계의 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사료·축산 자회사 CJ 피드앤드케어는 1분기 46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5% 증가한 6566억원을 기록했다. 축산 부문에서 높은 곡물가로 인한 원가 부담이 이어졌고, 주요 사업국가인 베트남의 양돈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확장 등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혁신제품 및 핵심역량 기반의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