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품질, 디자인은 이제 시장 진입의 전제조건이 됐다. 그렇다면 수많은 선택지의 시대에 차이를 만드는 진정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커피를 사러 매장에 자주 방문하는 청각장애인 고객을 위해 스타벅스의 한 직원은 수어를 배웠다. 직원이 수어로 안부를 묻고 주문을 받자 고객은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 마음의 연결고리가 형성된 순간이다. 소비자와 감정적인 결속, 관계를 맺는 것이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차별화, 충성도 확보 전략이다.
고객충성도 분야의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브랜드키(Brand Keys)에 따르면 높은 충성도를 확보한 브랜드의 경쟁력은 경쟁 브랜드보다 6배 더 크다. 6배의 법칙(Rule of Six)이다. 충성 고객은 해당 브랜드의 광고와 마케팅에 6배 더 관심을 갖고, 6배 제품을 반복적으로 구매한다. 경쟁사의 유혹에 저항할 가능성이 6배 더 높으며, 어떤 위기에도 브랜드를 신뢰해 곁에 남을 가능성이 6배 높다.
그렇다면 충성도는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 다시 말해 소비자와 마음의 연결고리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하면 된다. 사랑은 누군가를 향한 일관된 마음이다. 진실한 사랑이 느껴질 때 상대방은 더 뜨거운 사랑으로 화답한다. 그러니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싶다면 온 마음을 다해 소비자를 사랑해야 한다.
2023 고객충성도 1위 브랜드 어떻게 선정했나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대한민국 고객충성도 1위 브랜드는 어디일까. 한국소비자포럼은 세계 36개국에서 시행되는 충성도 조사를 바탕으로 매년 글로벌 로열티 리더들을 발표하는 브랜드키와 함께 지난 3월 13일부터 26일까지 대한민국 브랜드의 고객충성도 조사를 했다. 조사는 정보통신기술(ICT), 가전, 건강, 리빙, 뷰티, 식품 등 16개 산업군 후보 브랜드를 대상으로, 온라인·모바일 및 1 대 1 전화 설문을 통해 이뤄졌다.BCLI(Brand Customer Loyalty Index) 조사모델을 활용했다. BCLI는 브랜드키의 CLEI(Customer Loyalty Engagement Index)를 기반해 만든 조사모델로, 한국소비자포럼과 브랜드키가 공동으로 개발한 대한민국형 고객충성도 지표다. 브랜드 신뢰, 브랜드 애착, 재구매의도, 타인추천의도, 전환의도 등 다섯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BCLI 모델은 소비자의 감정·태도적 충성도를 측정해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충성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내 유일의 대규모 고객충성도 조사인 만큼 2023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소비자 조사는 참여자 수 21만1206명, 조사 건수 92만7165건을 기록하는 등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받았다.
2023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 수상 브랜드는
약 120개의 브랜드가 2023 브랜드 고객충성도 1위로 선정됐다. 최고경영자 부문에서는 준오뷰티의 강윤선 대표와 고래사의 김세종 대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포스코이앤씨의 더샵은 아파트 부문에서 7년 연속 대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소비자 조사의 모든 항목에서 최고점을 기록한 더샵은 친환경 건설자재 사용, 탄소 배출 저감기술 확보 등 자연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그린 라이프(Green Life) 실현에 지속해서 힘쓰고 있다.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부문에서는 왓챠가 6년 연속 고객충성도 1위를 차지했다. 개성 있는 콘텐츠를 갖춘 왓챠는 시청자와 영화전문가가 실시간으로 영화 감상평을 나누는 ‘왓챠영화파티’ 캠페인을 통해 새로운 시청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가정용 홈 시네마 부문에서는 LG 시네빔이 5년 연속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호캉스와 여행을 즐기는 소비 동향에 맞춰 LG 시네빔은 국내 여러 호텔과 협업을 진행, 객실에서도 영화관 같은 고화질을 제공하고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 호응을 얻었다. 변비약 부문에서는 메이킨Q가 5년 연속 고객충성도 1위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메이킨Q는 정제 크기가 작아 복용이 편리하고, 위에서 녹지 않고 장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특수 코팅돼 있어 약효가 뛰어나 모든 연령대에서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LG 울트라기어가 게이밍 모니터 부문 가장 높은 고객충성도를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 빠른 응답속도, 선명하고 생생한 화질로 프로게이머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으며, 세계 e스포츠 시장을 선도하는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의 공식 모니터로 선정되어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프리미엄치약 부문에서는 덴티스테가 4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누적 판매량 4500만 개를 돌파한 덴티스테는 1만3000개에 육박하는 소비자 리뷰를 통해 구취 제거 효과 등을 인정받았다. 준오헤어는 헤어살롱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디자이너 교육 시스템 ‘준오아카데미’를 통해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글루타치온 부문에서는 여에스더 글루타치온이 1위를 차지했다. 여에스더 글루타치온은 2021년 출시 후 1억 장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필름형 이너뷰티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기차 부문 수상의 영광은 폴스타에 돌아갔다.
전재호 한국소비자포럼 대표는 “앞으로도 많은 소비자의 마음 깊이 자리 잡는 강력한 브랜드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