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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kg 왕관 쓰는데 65년 걸렸다…英 찰스 3세 6일 대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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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찰스 3세 국왕(74)이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무게 2.23㎏의 왕관을 쓰고 대관식을 치른다. 왕세자로 책봉된 지 65년 만에 왕실의 적통을 계승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공표한다.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 이후 1000년 동안 이어져 온 영국 왕실의 전통이다. 이번 행사는 1953년 6월 2일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이후 70년 만이다. 이날 대관식 행사는 찰스 3세 부부가 버킹엄궁에서 오전 10시 웨스트민스터 성당으로 향하는 ‘왕의 행렬’로 시작한다. 이후 11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대관식을 한 뒤 1760년 제작된 황금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되돌아가는 순서로 진행된다. 대관식은 영국 국교회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주관한다. 찰스 3세는 대관식에서 왕좌에 앉아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가 됐음을 세계에 선포한다.


찰스 3세는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의 장남으로 1958년 아홉 살의 나이에 공식 왕세자로 책봉됐다. 찰스 3세는 젊은 시절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의 후광과 세련된 외모로 대중적 사랑을 독차지했다. 한때 국민의 70%가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가 조기 퇴위하고 찰스 왕세자가 즉위하는 데 찬성한다는 영국 현지의 여론조사까지 있었을 정도다. 하지만 20세기의 신데렐라로 불린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과의 불행한 결혼생활로 대중의 지탄을 받았다. 찰스 3세는 각종 자선사업을 이끌었고, 특히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찰스 3세는 대관식에서 1661년 찰스 2세 때 처음 사용한 보석 444개가 박힌 ‘성 에드워드 왕관’을 쓴다. 다문화·다종교 사회인 현대 영국의 모습을 반영하기 위해 여성과 흑인에게 대관식의 주요 역할을 맡겼다. 특히 대관식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사제가 성경을 낭독한다.

세계 각국의 정상과 주요 인사들도 찰스 3세의 국왕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영국으로 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영연방인 캐나다·호주·뉴질랜드·파키스탄 총리와 폴란드·필리핀 대통령이 웨스트민스터 성당에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대관식에 참석한다.

대관식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막대한 대관식 비용을 국민 세금으로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0.1%에 달하는 등 서민들은 팍팍한 경제 상황에 시름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이번 대관식 비용이 최소 1억파운드(약 1664억원)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최신 여론조사에서도 영국 성인의 51%가 정부의 대관식 비용 지원에 반대했다. 군주제에 관심이 적은 18~24세 청년층의 반대(62%) 여론이 65세 이상 고령층(44%)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돼 영국 왕실에 대한 시각차를 보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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