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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대신 힐링"…'피처폰 게임'이 돌아온다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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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띄우며 블록을 부수고, 퍼즐을 맞춘다.”

2000년대 피처폰 시절 인기를 끌던 게임이 스마트폰으로 부활하고 있다. 특유의 ‘손맛’을 살린 쉽고 간단한 게임이 긴 공백을 깨고 속속 등장하는 분위기다. 보유 중인 지식재산권(IP)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피처폰 게임을 되살렸다는 것이 게임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컴투스·엔씨, 연내 캐주얼 신작
1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2005년 처음 선보인 캐주얼 게임 ‘미니게임천국’의 모바일 버전을 올해 상반기 출시한다. 스마트폰 시대 들어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2010년을 끝으로 중단했던 대표 캐주얼 게임을 13년 만에 다시 내놓는 것이다.

캐주얼 게임은 쉽고 간단한 조작으로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일컫는다. 피처폰 시절 대표 게임 장르여서 ‘피처폰 게임’으로도 통한다. 미니게임천국은 피처폰 시절 누적 19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국민 폰게임’으로 꼽힌다. ‘높이높이’ ‘뿌셔뿌셔’ ‘어푸어푸’ 등 여러 미니 게임을 원버튼 터치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컴투스는 이번에 재출시하는 미니게임천국에서도 직관적이고 단순한 게임 조작 방식을 유지할 계획이다. 기존 감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미니 게임을 추가해 흥미를 돋우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도 지난 2월 캐주얼 퍼즐 게임 장르의 ‘퍼즈업:아미토이’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3개 이상 블록을 맞춰 퍼즐을 푸는 대중적인 ‘3매치’ 방식에 이용자가 직접 블록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방향키 요소로 차별화했다.
쉽고 가벼운 조작 선호
주요 게임 업체들이 잇따라 캐주얼 게임 신작을 출시하는 것은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진화한 모바일 기기의 성능만큼 고난도 플레이를 요구하는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을 선호하던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며 “힐링 목적으로 쉽고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을 찾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북미는 물론 국내에서도 캐주얼 게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선 퍼즐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영국 킹), ‘로얄 매치’(튀르키예 드림게임즈) 등 캐주얼 게임의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일제히 증가했다. 중국 하비가 지난해 출시한 캐주얼 슈팅 게임 ‘탕탕특공대’는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매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캐주얼 게임은 과금 요소가 적어 MMORPG 등 다른 장르 게임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그런데도 게임업체들이 캐주얼 게임을 재출시하는 것은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캐주얼 게임으로 보유 중인 게임 IP의 지명도를 높인 뒤 이를 수익성 높은 게임으로 연결하겠다는 설명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글로벌 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기 게임 IP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시장의 검증을 거친 캐주얼 게임 IP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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