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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작업한 세력…'펌핑 데이' 때마다 주가 0.5~1%씩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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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무더기 하한가’ 사태를 초래한 주가조작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 있다. 주가조작 세력은 유명 연예인과 고소득 전문직 등을 투자자로 은밀히 끌어들인 뒤 주가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금융당국 감시망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필요성이 제기되면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7일 내부 관계자와 피해자 제보 등에 따르면 투자컨설팅업체인 H사는 장기간 시세를 조종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회사 영업팀이 ‘2인 1조’로 움직이며 투자자를 모집했다”며 “대포폰을 통해 투자자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고 주식 계좌를 개설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최소 금액은 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세 조종 대상은 시가총액이 크지 않고 유통 물량이 적은 종목으로 선별됐다. 주가를 의도적으로 올리는 날인 ‘펌핑 데이’를 정한 뒤 하루 0.5~1%씩만 가격을 밀어 올렸다. 시세 조종을 한 기간이 3년에 이르는 종목들도 있다는 전언이다. 투자 수익률이 30%를 웃돌면 정산해주는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신뢰를 줬다.

수익을 확인한 투자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투자자가 불어났다. 유명 연예인과 의사, 변호사, 정·재계 인사 등이 잇따라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이렇게 참여한 투자자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H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가수 겸 연기자인 임창정 씨는 이날 SNS에 “높은 수익률이 실현된 주가 그래프와 계좌 잔액 등을 제시하면서 주식 매매대금을 본인들의 운용사에 재테크할 것을 권유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회사 내부 임원 간 갈등으로 외부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임원이 회사 몰래 주식 물량을 먼저 대량 매도하자 지난 24일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이 동시에 하한가로 폭락하는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당시 밤샘회의까지 하며 대책 마련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는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주말 H사 내부 직원으로부터 월요일(24일)에 일부 종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해당 종목을 저점 매수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이날 H업체의 서울 사무실과 임직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원장은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과 검찰이 모든 역량을 동원해 면밀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제보 내용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조사 중이라 구체적인 사안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위가 사전에 주가조작 의혹을 제보받았지만 피해 방지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상훈/선한결/문형민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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