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식 투자 고수 행세를 하며 수퍼카·명품 등 호화생활을 자랑해온 30대 여성이 거액을 가로챈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진성철 부장판사)는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A(3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 형량인 징역 8년에 더해 추징금 31억6000여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주식 투자로 고수익을 내주겠다며 피해자 44명에게서 161억여원을 가로채고, 투자 기법을 알려주겠다며 주식 강좌를 열어 154명에게서 5억여원의 수강료를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법정에서 "투자금으로 실제 투자를 했고 투자에서 손해를 본 것일 뿐 돈을 빼돌릴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여러 차례 자신의 주식 투자 수익과 주식 잔고증명 등을 조작해 피해자들을 기망하는 등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불량할 뿐만 아니라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해자들의 지인들에게도 투자를 유치하도록 해 피해를 늘려 다수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SNS에 주식투자로 하루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벌었다며 이를 인증하는 사진, 수십억원의 주식 잔고증명서 캡처 사진 등과 함께 고급 스포츠카, 명품 시계와 가방 사진 등을 올려 주식 고수 행세를 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A씨를 '주식 고수', '신의 타점', '인스타 아줌마'라 부르기 시작했고, 그의 강연에는 비결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하지만 주식 투자로 수익을 올렸다는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A씨는 주식으로 손실 보고 있음에도 잔고 증명 등을 조작해 사람들을 속였다. 또 자신이 과거 사설 투자업체인 '부띠끄' 주식 매매회사에 근무했다고 경력을 속이는 등 능력을 과시해 약 2만 6000명의 팔로워를 끌어모으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