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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중국의 전기차 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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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2023 상하이모터쇼’(4월 18~27일)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무대였다. 급성장한 비야디(BYD), 지리(Geely), 창안(changan) 등이 신차를 대거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지커(Zeekr·지리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의 준중형 SUV ‘지커X’가 시선을 끌었다. 르노코리아 2대 주주인 지리가 한국에 들여와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델이어서다. 전자동 도어, 좌우 이동 스크린, 위로 접히는 뒷좌석, 560㎞의 주행거리 등을 갖추고도 가격은 약 3850만원(20만위안)이다.

중국 전기차산업 발전과 전환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중국에서 지난해 팔린 승용차는 2054만 대로 전년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전기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90% 급증한 567만 대에 달했다. 전체 판매 승용차의 약 27.6%가 전기차였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의 질주가 무섭다. BYD는 지난해 2021년(59만 대)보다 세 배 많은 약 180만 대를 판매했다. 급팽창하는 내수시장 덕에 테슬라(글로벌 131만 대)를 제치고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부상했다. BYD의 마케팅 전략은 독특하다. 중국 역대 왕조(진·한·당·송·원)의 이름을 차명으로 쓴다. 애국 소비 트렌드와 맥이 닿는다. 이런 효과 때문일까. 작년 중국 판매량 상위 10개 전기차 중 6개가 BYD 차였다. 이 중 5개는 왕조 시리즈 차다. 콤팩트 SUV 쑹(宋·Song)이 47만 대로 1위였고, 친(秦·Qin) 플러스 세단이 4위(31만 대), 탕(唐·Tang) SUV는 9위(14만 대)를 차지했다. BYD의 굴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까지 합친 중국 내 판매량 순위에서 올 1분기 44만 대 이상을 판매해 폭스바겐을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소식이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는 우리에겐 걱정거리다.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선전하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내수시장에서 실력을 쌓은 중국 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날이 머지않았다. “품질과 디자인에 가격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 전기차들이 주요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모터쇼를 다녀온 자동차업계 사람들 얘기가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다.

류시훈 논설위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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