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에서 강사로 근무하던 30대 남성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난 10대 여성을 상대로 성매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경향신문은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해당 학원의 간판 수학 강사로 일했던 30대 남성 A 씨가 2021년 12월 우울증 갤러리에서 알게 된 미성년자 B 씨와 성관계를 맺은 후 현금 20만 원을 계좌로 입금하는 성매매를 했다고 보도했다. A 씨는 성관계를 했지만, 합의에 의한 것이었고, 돈은 줬지만, 별개의 것이라며 '성매매'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A 씨와 B 씨는 우울증 갤러리에서 인연을 맺고, 인스타그램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B 씨에게 "스스로를 소중히 여겨라", "충분히 귀엽고 예쁘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택배로 전자담배 등을 보내 준 것으로 알려줬다.
A 씨는 현재 강사 일을 그만둔 상태다. 지난해 신원을 밝히지 않은 제보자가 학원에 A 씨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리면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향신문에 B 씨에게 돈을 입금한 것에 대해 "만나러 오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해서 교통비 등을 쓰라고 준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학원을 그만둔 지 1년 가까이 됐고, 앞으로도 강사 일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울증 갤러리는 지난 15일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고층 건물에서 10대 여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목받았다. 해당 학생이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했고,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만났던 남성이 이 과정을 우울증 갤러리에 실시간으로 전했기 때문.
우울증 갤러리의 한 모임인 '신대방팸'에서 그루밍(길들이기) 성범죄와 약물 오남용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이와 관련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리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우울증 갤러리 일시 차단을 요청했다. 디시인사이드 측에도 폐쇄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디시인사이드 측은 임시 폐쇄 요청을 거부하고 "당분간 성인 인증한 이용자만 게시물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