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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운드화에 초상화가 들어간 이유[더 머니이스트-홍기훈의 슬기로운 금융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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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3월 17일, 영란은행(영국 중앙은행)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그려진 첫 지폐(1파운드 지폐)를 발행했습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지폐에 지도를 제외하면 그림을 넣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영란은행은 여왕의 초상화를 지폐에 인쇄하는 것은 국가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상징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국가의 자부심·정체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왕가의 문화·역사적 중요성을 부각시킨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후 영란은행은 10실링 지폐(1961년), 5파운드 지폐(1963년), 10파운드 지폐(1964년), 20파운드 지폐(1970년), 50파운드 지폐(1981년) 등에 엘리자베스 2세의 사진을 넣었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가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모습이 지폐에 반영됐습니다. 이 지폐들을 모아서 엘리자베스 2세 초상의 변화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영국에 이어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들도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을 자신들의 지폐에 삽입했습니다. 결국 엘리자베스 2세의 초상은 10개국 30여개의 지폐에 삽입됐습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의 지폐에 초상을 실은 사람이 됐습니다. 이후 많은 나라들이 국가 자부심 제고 등의 이유로 자국 위인들의 얼굴을 지폐에 포함하게 됩니다.

위인의 초상을 화폐에 넣으면 위조를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인물의 초상화는 복잡하고 세밀해 정확하게 복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눈은 건물이나 풍경에서 사소한 차이를 잘 인식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얼굴은 평소에도 관찰하는 습관이 있기에 사소한 차이만 생겨도 금방 이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얼굴의 미묘한 차이를 더 잘 인식하기 때문에 위조지폐를 식별하기가 더 쉽습니다. 결과적으로 위인의 초상을 화폐에 넣는 것은 '국가 자부심 제고', '위조 방지' 등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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