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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가업 승계 지원…MZ 일자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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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경북 김천에서 출범한 제빵업체 투마루는 지난해 매출 7억원을 올렸다. 설립 첫해 7000만원이던 매출이 2년 만에 10배로 뛰었다. 호두를 재료로 만든 ‘호두먹빵’이 히트를 친 덕분이다. 호두먹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식감을 앞세워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투마루는 2020년 공정특허를 등록하고 이 빵을 5개 빵집에 공급하고 있다. 30여 년간 김천에서 빵집을 운영하던 부친이 문을 닫으려 할 때 가업을 넘겨받은 김용준 투마루 대표(30)는 2년 만에 신제품 개발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 대표는 “김천이 전국 호두 생산량의 33%를 차지하는 1위 산지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하루에 16시간씩 일하면서 수천 번 실험한 끝에 김천 호두를 재료로 한 호두먹빵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두먹빵을 통해 김천 호두빵을 명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상북도는 김 대표처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가업을 승계하는 기업과 소상공인을 돕는 ‘가업 및 MZ 승계형 일자리지원 사업’을 공모해 총 10개 기업을 선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투마루를 비롯해 제일산업, 향촌당 등이 지원 대상으로 뽑혔다. 도는 26일 안동시 인포멀카페에서 사업 발대식을 한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삼진어묵의 박용진 대표가 이날 특별강연을 하기로 했다. 도는 이번에 가업승계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소상공인에 인건비를 지원해준다. 가업 승계 후 채용한 청년 직원 한 명당 연간 2160만원을 지급한다. 지원 기간은 최대 2년이다.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돕기 위한 지원금도 연간 420만원을 준다. 직무 교육과 경영 혁신 등에 필요한 조언도 해줄 방침이다.

경주에서 동물복지 양계업을 하는 여기혁 킹스파머스 대표(53)와 그의 아들 여민재 과장(26)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소상공인이다. 이들은 3대째 이어진 가업을 혁신형 양계 농가로 만드는 도전을 하고 있다. 여 대표는 음악 교사로 일하다가 2015년 그만두고 부친이 하던 양계업에 뛰어들었다. 여 대표는 부친이 20여 년간 운영한 공장형 농장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동물복지형 계사를 조성했다.

킹스파머스 본사에 있는 1만3000㎡ 규모 농장에는 높이 7.5m에 넓이 660㎡의 계사 네 동이 있다. 계사 한 동에는 수탉 한 마리, 암탉 15~20마리 등 한 가족이 지내는 방 58칸이 있다. 계사는 한 개 층으로 돼 있으며 안개 분무기를 통해 모든 동의 온·습도를 조절해주고 있다. 홍익대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한 여 과장도 올초 졸업 후 킹스파머스에 합류해 새로운 양계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 과장은 부친의 동물복지 농장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에코스마트팜’을 구상하고 있다. 타운하우스나 전원형 학교(그린 스쿨)에 스마트 농장 모델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다.

이재훈 경상북도 경제정책노동과장은 “전도가 유망한 사업인데도 자식이 가업을 승계하지 않거나 일할 청년을 찾지 못해 폐업 위기에 처한 기업이 많다”며 “혁신적인 경영 아이디어와 의지가 있는 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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