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암호학회(IACR)는 천정희 크립토랩 대표(사진)를 석학 회원으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1982년 설립된 세계암호학회는 암호학 이론 및 정보 보호를 다루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단체 중 하나다. 세계 3대 암호학회인 크립토, 유로크립트, 아시아크립트 등을 매년 열고 있다.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인 천 대표는 2017년 동형암호 스타트업 크립토랩을 설립했다. 동형암호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풀지 않고도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대부분의 디지털 기반 데이터 분석은 암호화된 데이터의 암호를 풀고 연산한 뒤 다시 암호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암호를 푸는 과정에서 데이터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동형암호는 데이터 보관·통신·처리 과정에서 데이터가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암호학회는 동형암호 연구 성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암호학계 발전 기여 등을 인정해 천 대표를 석학 회원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이 세계암호학회 석학 회원으로 선정된 것은 2017년 김광조 KAIST 교수 이후 두 번째다. 천 대표는 2008년과 2015년 아시아크립트와 유로크립트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돼 녹조근정훈장도 받았다.
크립토랩은 4세대 암호기술인 동형암호 ‘CKKS’의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안 소프트웨어 혜안(HEaaN)도 내놨다. 지난해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리즈A 투자 유치에서 210억원을 조달했다. 천 대표는 “국내 대표 동형암호 기술 기업 크립토랩을 통해 한국의 암호 연구 위상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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