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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기업들, 고금리 만기 회사채 현금 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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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4월 24일 15:4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는 대신 현금 상환하는 우량 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온기’가 돌고 있지만 차환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을 지지 않고 넉넉한 곳간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3년물 회사채 4800억원어치를 현금으로 상환했다. 기아는 2021년 3월 이후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기아의 회사채 시장 복귀에 대한 관심이 컸다. 기아의 신용등급이 올해 들어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로 상향됐기 때문이다. 기아가 현대차, 포스코 등과 같은 AA+급의 신용등급을 회복한 건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신용등급이 오르면 회사채 조달 금리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기아는 회사채 차환 발행 대신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한 현금 상환을 택했다. 기아는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채 7600억원도 현금 상환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탄탄한 실적으로 쌓은 풍부한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86조5590억원, 영업이익 7조233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3.9%, 영업이익은 42.8% 증가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순현금도 증가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 회사 순현금은 연결 기준 2019년 말 2조3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말 11조7000억원으로 늘어났다.

포스코인터내셔널(AA-)도 다음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총 4000억원을 현금 상환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740억원으로 사상 첫 1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 곳간도 넉넉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2977억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에너지 합병 등을 통해 2021년 말보다 7700억원가량 증가했다. 실적 개선으로 현금 창출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차환 발행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우량 기업들이 현금 상환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한 투자수요는 탄탄한 편이다. 이달 열린 SK이노베이션(AA), HL만도(AA-) 등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조 단위 뭉칫돈이 접수됐다. LS일렉트릭(AA-), 미래에셋자산운용(AA) 등도 ‘완판’에 성공했다.

곳간이 넉넉한 만큼 회사채 차환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게 이들의 구상이다. 예컨대 이번에 만기가 돌아온 기아의 3년물 회사채 발행 금리는 연 2.02% 수준이다. 지난 21일 기준 기아의 3년물 민간 채권평가기관 평균 금리는 연 3.944%로 책정됐다. 만약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면 기존보다 두 배가량 높은 금리에 자금 조달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인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 차환 발행과 현금 상환을 두고 저울질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담당자는 "지난해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을 미룬 기업들이 많다"며 "일부 현금이 풍부한 우량 기업들은 일단 상환을 한 뒤 회사채 시장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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