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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직원 찾아요" 해외서 러브콜…'이 직업'에 몰렸다 [곽용희의 인사노무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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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 K-문화 확산, IT(정보기술) 분야 채용 확대 등으로 한국 청년을 찾는 국가들의 '구인 인원’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30일 해외취업을 알선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월드잡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청년에 대한 '국가별 구인인원' 총계는 2만277명으로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래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2019년 1만4858명, 2020년 1만5017명으로 2021년 1만1037명으로 1만명대에 머물러 왔다. 전년도에 비하면 1만명이 넘게 증가한 수치다.
미국1위, 일본2위…베트남은 급증
구인인원이란 국외에 법인 또는 영업소 등을 둔 업체가 대한민국 국민을 채용하고자 하는 구인 수요를 말한다. 인력공단 측은 “지난해 위드 코로나 정책 등으로 각국의 입국 제한이 완화됨에 따라 해외 취업 기회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6887명, 일본이 4808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가 1343명으로 3위, 베트남이 1028명으로 4위, 호주와 캐나다가 그 뒤를 이었다.

실제 취업자 수도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요 국들의 비자 발급 중단과 출입국 제한 등으로 2019년 6816명에서 2021년 3727명까지 급락했던 ‘해외 취업자’ 수도 지난해 5024명으로 전년 대비 1300여명 늘어 코로나19 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취업자 수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1514명, 일본이 1154명, 베트남이 318명, 중동이 309명 순이었다. 단일 국가로는 싱가포르가 240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은 2019년을 기점으로 호주와 싱가포르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다만 베트남의 경우 한국인 고용시장은 주로 ‘한국 투자 진출기업’ 위주였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현지 기업이 한국인 채용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코로나19와 '한일 무역 갈등'으로 인한 관계 악화로 2019년 2469명에 달하던 취업 인원이 2021년 586명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1154명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회복세를 보인다.

일본은 2020년까지는 한국 청년들이 해외 취업하는 국가 1위를 차지했지만, 2021년에 2위로 주저앉았고 2년 연속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IT분야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서비스업이 최다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분석한 '3개년 직종별 취업실적'에 따르면 2022년 해외 취업한 청년 5024명 중 사무·서비스 직종이 3229명으로 가장 많았고, IT가 839명으로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IT분야 취업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2021년 421명에서 2022년 839명으로 두배 가량 늘어났다.

'코트라'가 발행한 '나만 알고싶은 28개국 해외취업정보(2021)'에 따르면 미국, 일본, 싱가폴 등은 IT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 한국인 IT 인력에 대한 선호도와 수요가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은 2021년 9월에는 디지털청을 설립해 사회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주력하고 있다. IT 신기술 발전 및 타 직종과의 연계도 적극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IT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인재 채용을 확대 중이다. 특히 IT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한국 청년들에 대한 수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도 IT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하며 한국인의 선호도와 수요가 높다는 게 코트라 측의 설명이다. 미국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자바개발자 등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자로 미국 취업에 성공한 A씨는 "개발자 인력 부족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한국 개발자들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글래스도어(Glassdoor) 같은 채용 리뷰 사이트를 통해 준비를 철저히 하면 충분히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K컬처 확산에 따라 호텔·서비스 직종에 취업한 근로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싱가포르 등 동남아 호텔, 식음료 서비스업의 경우 한국 대비 임금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주요 호텔로 이직이 용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일본 쪽 호텔서비스업 취업자 중 상당수는 한식 조리 기능사나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한 청년들이 선호되는 모습이 관측됐다.
‘사후 관리’ 개선해야
다만 좋은 일자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1년 민간 해외 취업 알선지원사업의 취업자 평균연봉은 3634만원에 그쳤다. 임금만 보면 한국에 비해 크게 나은 여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만족도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인력공단이 2015~2020년 공단 해외 취업 사업을 활용한 해외 취업자 48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64%가량은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36%는 보통·불만족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지원금을 지급한 해외취업자에 대한 관리도 1년까지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K-무브(해외취업연수) 수료 인원 대비 취업률 비중도 40%대에 그치는 점도 개선 여지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경연 한양여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서 “외국 현지 문화와 실정을 잘 몰라 발생하는 사후관리 미흡, 준비 기간에 비해 턱없이 짧은 해외 근무 기간, 부실 취업 기업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다"며 "적절한 사후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조기 퇴직 및 중도 탈락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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