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성모씨(27)는 경기 판교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올라와 서울 강남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한다. 서울대입구역 방면 열차를 타기 위해 오전 6시반 무렵 강남역 승강장에 도착하면 대기줄은 이미 길게 늘어서 있다. 성씨는 “매일 열차를 3~4번 이상 보내고 나서야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다”고 푸념했다.
서울 국회의사당역에서 퇴근하는 직장인 최모씨(26)는 오후 6시 정각에 퇴근하는 대신 매일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7시쯤 귀가한다. 서울 지하철 역사 혼잡률이 실내 밀집도 못지않게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3월 기준 오후 6~7시 사이에 강남역 지하철에 탑승한 인원은 하루 평균 1만579명, 강남역에 내린 승객은 각각 6211명이었다. 한 시간 동안 평균 1만6790명이 이용한다는 얘기다.
퇴근 후 승강장에 밀려들어가는 사람과 강남역 저녁약속 등을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이 섞여 아수라장을 방불케하는 수준이다.
강남역 승강장 전체 공간 중 승객이 대기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은 내·외선 합해 2492㎡다. ㎡당 6.7명이 승강장에 빼곡히 들어찬다. 혼잡도가 극심한 김포골드라인의 출근시간대 밀집도(㎡당 7명) 못지않다. 다만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실제로는 유동인구가 있어 이보다 혼잡률이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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