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사이비 종교 신도 4명의 집단 변사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집단 매장지에서 21구의 시신을 발굴했다.
22일(현지시간) 데일리네이션 인터넷판 등 현지 언론 매체는 "케냐 경찰이 전날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킬리피 카운티의 말린디 지역에 있는 기쁜소식국제교회 소유 800에이커(약 323만7000㎡) 규모의 집단 매장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사팀은 현장에 산재한 32개의 얕은 무덤 중 이날까지 10여 개의 봉분을 파헤쳐 아사한 것으로 의심되는 총 21구의 시신을 발굴했다.
시신 중에는 최소 3명의 어린이 시신이 포함됐고, 일부 봉분에서는 2구의 시신이 동시에 발굴되기도 했다. 경찰은 "모든 봉분을 파헤치고 나면 시신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5일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종용해 4명의 아사자를 낸 혐의로 기쁜소식국제교회를 이끄는 매켄지 은텡게 목사를 체포하고 11명의 신도를 구출했다.
이들 신도 15명은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 은신해 예수를 만나기 위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석 달간 금식과 기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은텡게 목사 체포 이후 교회 인근 소유지에 시신들이 매장된 것으로 의심되는 봉분들이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
앞서 은텡게 목사는 지난달 부모가 집안에 가둬 굶겨 죽인 어린이 2명의 사망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 됐으나 보석금 10만실링(약 97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은텡게 목사는 내달 2일 법정 심리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구금상태에서 물과 음식을 거부하고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