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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 송영길 "모든 책임 저에게"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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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했다. 다만 돈봉투 조성과 살포 관련 인지 의혹에는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송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한국인 교민이 운영하는 파리 시내 무역업체 사무실에서 26분간 기자회견을 가졌다.

송 전 대표는 '돈 통부 의혹을 전혀 몰랐다는 예전 발언을 유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 그렇다"고 했다. 그는 "당대표 후보가 캠프의 일을 하나하나 챙기기 어려웠다는 사정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1997년 입당 후 26년 동안 몸담은 민주당에서 탈당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는 "당 대표 시절 부동산 논라이 일었던 의원들에게 요구했던 대로 탈당하겠다"며 "당에 누를 끼친 책임을 지겠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히 검찰 수사에 응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당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 원로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의 정계은퇴 요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저는 정치를 직업이나 생계로 하지 않았다"면서 "제가 정치를 한 이유는, 학생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적 통일이라는 사명을 갖고 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응수했다. 정계은퇴론에는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송 전 대표는 '정치 탄압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할 이야기가 많지만, 오늘은 저의 책임을 국민 앞에 토론하고 사죄하는 자리다. 그 문제는 오늘 발언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지난주만 해도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 수사"라고 반발했었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4일(한국시간)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귀국하면 검찰은 저와 함께 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게 있다. 2년 전 전당대회와 관련해 돈 봉투 의혹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출국하고 다시 파리로 돌아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 앞서 바닥에 벗어놨던 코트와 머플러를 주섬주섬 챙기면서 "모르겠다"고 답한 뒤 사무실을 나갔다.

한편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10억원대 금품 수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캠프 관계자들이 돈 봉투를 살포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총 9400만원의 현금이 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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