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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TK마저…與지지율 50%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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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5개월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초 취임 후 네 번째로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관을 방문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대구 출신(대구 달서구을) 윤재옥 의원이 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도 TK 지지율 하락을 막지 못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이 필요한 상황에서 ‘집토끼’로 불리는 보수층 지지까지 흔들리면서 당 지도부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는 평가다.
흔들리는 TK 민심
리얼미터가 10~14일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3.9%로 전주(37.0%) 대비 3.1%포인트 떨어졌다. 전당대회가 열린 3월 첫째주(44.3%)와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빠졌다. 통상 전당대회 이후 한 달 정도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그중에서도 국민의힘 입장에서 가장 뼈아픈 건 TK 지지율 하락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TK 지지율은 48.4%로 전주(54.6%)보다 6.2%포인트나 하락했다. TK 지역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의 TK 지지율은 39.6%로 전주보다 9.2%포인트 급등했다.
당내 갈등에 핵심 지지층 이탈
TK 지역 지지율 급락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한 지도부의 결정이 많이 거론된다. 김재원·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의 잇따른 설화로 당이 곤욕을 치르는 과정에서 지도부에 쓴소리한 홍 시장을 해촉한 게 TK 지지자들의 반감을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연금개혁, 노동개혁 등 필요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지 못한 채 설화만 잇따르는 것에 대한 불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정책 이슈를 주도하기는커녕 ‘실언’ 논란으로 시끄럽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TK 지역에서는 애초부터 새 지도부에 김 최고위원을 제외하고는 TK 출신이 없다는 ‘TK 홀대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었다. 대구 출신인 윤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한 것도 이런 기류를 의식해서다. 하지만 지지율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지난해부터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당 대표 불출마 압박 등 온갖 잡음을 내면서까지 김기현 대표 체제를 만들었는데 성과가 미비하자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당내 다양성 부족이 문제”
‘미국 정부 도·감청 의혹’ 등 정부를 둘러싼 논란이 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집권 여당의 지지율은 대통령 지지도와 함께 움직인다. 특히 이번 지도부가 출범 초기부터 ‘당정일체’를 강조해왔기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TK 지지율(긍정 평가)도 50% 아래인 44.8%로 집계됐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당의 얼굴과 입에 다양성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구원투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밖에서부터 시작된 지지율 하락이 핵심 지지층에까지 확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길성/노경목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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