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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인구 대국 인도의 무한 잠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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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이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위대함을 언급할 때 비교 대상은 인도다.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의 표현대로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인데, 뒤집어 말하면 인도도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이다. 인도인들의 추정이긴 하나, 영국이 200년 식민지 시절 인도에서 수탈해간 자산은 45조달러, 물경 6경원 가까운 어마어마한 규모다.

작년과 올해 인도 역사는 큰 전기를 맞았다. 지난해 영국을 밀어내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에 올랐다. 올해는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 됐다. 유엔 자료를 보면 지난 15일 기준 인도 인구는 14억2578만 명으로 중국을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 추산에 따르면 중국이 인구 대국 지위를 내려놓은 것은 1750년 이후 273년 만이다.

인도의 인구 대국 등극은 세계 정치·경제·군사력의 급격한 파워 시프트를 의미하는 것이다. 인도는 세계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6분의 1 이상을 책임질 정도로 막강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 애플 등은 인도에서 스마트폰 최고급 사양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공급망 배제에 따른 대안 투자처로 떠오르는 곳 역시 인도다.

인도는 2029년께 일본 독일을 제치고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방 예산은 올해 기준으로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도의 가장 큰 잠재력은 인력 파워다. 초등학교 때부터 구구단을 넘어 20단을 줄줄 외울 정도로 수학에 열의가 넘치는 나라다. 세계적 명문 인도 공과대(IIT)는 1만6000명 정원에 220만 명이 지원할 정도로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IBM 어도비 등 실리콘밸리 핵심 기업들의 요직은 인도계가 장악하고 있다. “백신도 소용없는 인도의 실리콘밸리 CEO 바이러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물론 인도는 열악한 사회 인프라, 극심한 빈부격차와 계층 갈등, 여성 차별 등 많은 문제점을 지닌 사회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최대 ‘라이징 스타’인 것만은 분명하다. 올해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공을 들여야 할 나라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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