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역에서 '마약 생산공장'을 운영하던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대마를 판매해오다가 검찰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강력범죄수사부장)은 대마를 재배·생산한 권 모 씨 등 4명을 마약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권 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울 중랑구의 주거밀집 지역에 대형 대마 텐트, 동결 건조기 등을 구비한 전문 대마 재배·생산공장을 만들었다. 이들은 대마를 재배·흡연·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다크웹 수사팀을 복원해 추적이 어려운 보안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판매 광고를 단서로 마약 제조 사범을 구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인터넷 마약 거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2018년 다크웹 수사팀을 결성했으나 2021년 1월 검찰의 마약 수사를 제한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해체됐었다. 지난해 시행령 개정으로 마약 수사가 가능해진 검찰은 같은 해 12월 서울중앙·인천·부산지검에 다크웹 수사팀을 설치했다.
경남경찰청 마약수사계도 이날 ‘텔레그램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 씨와 공모해 국내에 마약을 운반한 유통책 씨 등 20대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일당은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박 씨를 만나 마약 판매를 공모하고 지난 1월 엑스터시 100g, 필로폰 10g 등 600만 원 상당을 국내 중간 판매책에게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 씨가 교도소 수감 중 텔레그램을 이용해 마약 판매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 씨는 현재 필리핀에서 한인 3명을 살해한 사건으로 6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경찰은 2021년 1월 텔레그램을 이용한 마약류 판매 점조직을 적발하면서 국내 총책인 ‘바티칸 킹덤(텔레그램 아이디)’ 등 90명을 검거하고 박 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 수배 조치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