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다행히도 지금은 대통령실을 '얼라들' 취급하며 트집잡는 원내대표는 없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을 맡았던 이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이 하루하루 다가오자 잠잠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또 등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 전 의원이 지난 2014년 10월 7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간담회 자료를 누가 만들었는지 물어보니 전부 다 모른다고 한다. 누가 하냐, 청와대 '얼라(어린이)들'이 하냐"고 언급한 것을 끄집어낸 것이다. 유 전 의원은 2015년 2월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됐지만, 박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이 의원은 "일 년 내내 야당에 발목 잡힌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로 당장 총선을 치르면 참패한다는 거 모르는 사람 없다. 중도층, 무당층의 민심이 야당, 민주당 쪽으로 돌아가는 것도 당연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유 전 의원이 지난 1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한 발언을 반박했다.
당시 유 전 의원은 "지금 상황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이 친박 고집부릴 때 딱 이런 상황", "지금과 같이 대통령 지지율이 30%에서 왔다 갔다 하고 여론조사에서 야당 뽑겠다는 국민이 훨씬 많은 이 상태가 계속되면 총선이 굉장히 어려울 것", "이렇게 가면 총선 참패, 윤석열 정부 5년 내내 식물 정부이니 고집을 꺾으시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등의 말을 했다.
이 의원은 "(총선에서 패하면) 윤석열 정부가 식물 정부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돼야 공약했던 정책을 차질 없이 할 수 있고, 그러지 못하면 거의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직접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굳이 유 전 의원이 공개적으로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탓하며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지 않아도 된다"며 "당 구성원 모두가 지금의 위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6년 20대 총선 상황을 말했는데 정부 발목을 잡는 야당은 여전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지금은 대통령실을 '얼라들' 취급하며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트집 잡는 원내대표는 없다"며 "유 전 의원이 '내년 총선에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겠지만 신당은 아니다'고 한 말이 진심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