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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M캐피탈서 2300억 대출…현대엘리 경영권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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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4월 13일 14: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MG새마을금고 계열회사인 M캐피탈로부터 2300억원의 자금을 빌려 현대엘리베이터 배상금을 낸다.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다국적 기업 쉰들러그룹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가까스로 경영권을 지켜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와 현대네트워크가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10.6%를 담보로 M캐피탈로부터 2300억원의 자금을 빌리기로 했다. 현대네트워크는 현 회장과 자녀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M캐피탈은 쉰들러의 공격으로부터 현 회장을 지키는 백기사 역할을 맡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 금리는 10% 초반이며 상환 기일은 연내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M캐피탈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기존 주식 담보대출을 상환하고, 남은 돈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배상금을 완납한다는 방침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30일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원과 지연 이자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이자비용 등을 포함한 배상금 규모는 29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 회장은 이미 2000억원 넘는 돈을 배상했다. 2심 판결 패소 이후 1000억원을 변제했다. 현 회장이 법원 공탁금으로 낸 200억원도 배상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지난 6일에도 현대무벡스 주식 2475만463주(약 863억원)를 대물 변제를 하기로 하면서 배상액은 1000억원 미만으로 줄었다.

앞선 2014년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는 현 회장 등이 파생금융상품 계약으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다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금융기관들들은 현대상선(HMM)의 주가 추이에 따라 주가가 오르면 이익을 나눠 갖고, 주가가 떨어지면 회사 측이 손해를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을 계약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상선의 주가하락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쉰들러 측은 현 회장 등이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 방어를 하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고도 주장했다.

1심에서는 파생금융상품 계약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었다고 판단하면서 쉰들러가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일부 뒤집혔다. 파생상품계약이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 목적이었다는 쉰들러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다.

현 회장이 신속하게 자금을 조달하면서 쉰들러에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을 빼앗기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막았다는 평가다. 쉰들러는 강제집행을 통해 현 회장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쉰들러 측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5일 현 회장 등에 대한 집행문 부여를 대법원에 신청하기도 했다.

다만, 10% 이상의 고금리로 돈을 빌렸기 때문에 자금 상환 압박은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현 회장 측은 다른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금 유치하는 등의 조기 변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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