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당심 100%'로 선출된 김기현 지도부 출범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데 대해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김기현 대표 취임 후 국민의힘 지지도와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내려가고 있다"며 "당이 이 모양이 된 것은 윤 대통령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아닌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는 한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당을 100% 장악하려고 전당대회 룰을 바꾸고 이 사람 저 사람 주저앉히고 그러지 않았냐"면서 "대통령 의중에 따라서 벌어진 일이고, 김 대표와 지금 최고위원들도 윤 대통령 의중에 따라 당원 100%로 선출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최고위원들이 5·18 관련, 전광훈 목사 관련, 밥 한 공기 관련, 제주 4·3 관련 실언을 했다는데 그럴 사람들인 줄 모르고 뽑았냐"며 "(당을) 이렇게 만든 건 윤 대통령 책임"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30%대를 횡보하는 것을 꼬집으면서 "윤 대통령 지지도가 50% 이상 되고 국민이 상당한 지지를 받고 그러면 윤 대통령 이름으로 총선을 치르면 되지만, 지금 30%에서 왔다 갔다 하고 여론조사에서 야당 뽑겠다는 국민이 훨씬 많은 상태가 계속되면 이 지도부, 이 지지율로 어떻게 총선을 치르겠냐"며 "이대로 가면 총선 참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6년 (총선 때) 박근혜 대통령이 친박(친박근혜계) 갖고 고집부릴 때 딱 이런 상황이었다"며 "2016년보다 나쁜 상황이 일찍 왔다. 그때는 공천 파동 때문에 오만하다고 막판에 총선 결과가 뒤집어졌는데, 지금은 총선 1년 전부터 이렇게 되니 상황이 더 안 좋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이 이날 언급한 여론조사는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 민심을 조사해 지난 10일 발표한 결과(표본 오차 95%·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 비율은 36.9%,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비율은 49.9%로 각각 집계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