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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페라리' 소유 伊가문 뚫었다…삼성, 車사업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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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아넬리 가문은 프로축구팀 유벤투스와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을 거느린 유럽의 거부 가문이다. 이 가문은 유벤투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과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하면서 출범한 스텔란티스와 페라리 등도 거느리고 있다. 아넬리 가문과 삼성그룹은 자동차 사업을 놓고 사업적 교감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아넬리 가문의 일원인 존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깊은 인연이 이 같은 사업동맹의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BMW 아우디에 이어 슈퍼카 브랜드인 페라리에도 자동차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삼성그룹은 페라리와 관계사인 세계 6위 자동차업체인 스텔란티스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차량용 전장·배터리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일 아산캠퍼스에서 페라리와 차세대 자동차 모델에 탑재될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MOU 체결식에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MOU에 따라 페라리 차세대 모델에 탑재될 OLED를 개발·공급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아우디의 A8에 5.7인치 OLED를 공급했고 시작으로 이듬해엔 아우디 전기차인 'e-트론'에도 OLED를 납품했다. 2021년에는 현대자동차 전기차 '아이오닉5', 지난해에는 BMW 미니카인 에이스맨에 OLED를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올해 1월 열린 미국 'CES 2023'에서는 ‘뉴 디지털 콕핏(자동차 조종석)’을 처음 공개했다. 화면 좌우가 700R(반지름이 700㎜인 원이 휘어진 정도)로 구부러지는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신제품을 바탕으로 페라리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차량용 OLED 시장 매출 규모는 2023년 2억6960만달러(약 3530억원)에서 2027년에는 11억6918만달러(약 1조5316억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2023~2029년 연평균 증가율은 26%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페라리에 OLED를 납품하면서 삼성그룹과 페라리·스텔란티스의 사업 접점도 한층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장 자회사인 하만은 올해 초 차량용 솔루션 '레디 업그레이드'를 페라리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페라리의 관계사인 스텔란티스도 삼성SDI와 배터리 사업을 같이 진행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달 22일부터 삼성SDI와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두 회사가 배터리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두 그룹의 긴밀한 관계의 이면에는 이재용 회장과 엑소르그룹의 존 엘칸 회장의 친분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 회장은 엘칸 회장의 제안으로 2012~2017년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2010년 12월 엘칸 회장이 방한할 당시 이 회장은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5층 귀빈식당에서 두 시간 동안 식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존 엘칸 회장은 피아트 창립자 잔니 아넬리의 외손자로 엑소르가 거느리는 스텔란티스와 페라리의 회장을 맡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주도해 스텔란티스를 키운 인물로 거론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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