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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지난달 실적이 4년 만에 꺾였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10일 TSMC는 지난달 매출이 1454억1000대만달러(약 6조3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1719억7000만달러) 대비 15.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는 TSMC의 월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19년 5월 이후 약 4년만에 처음이라고 전했다.
1분기 매출은 5086억대만달러(약 22조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전문가 추정치인 5255억대만달러를 밑돌았다. 달러로 환산하면 167억300만달러로 연초 웬델 황 TSMC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제시한 매출 전망치(167억~175억달러)를 겨우 맞췄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반도체 산업 부진에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약 60%를 점유한 TSMC마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 출하량은 41% 급감했다. TSMC는 미국 애플 아이폰과 맥북을 포함해 주요 PC 제조기업들에 반도체를 공급한다.
앞서 지난 1월 TSMC는 올해 자본지출(설비투자) 계획을 지난해 363억달러에서 올해 320억~360억달러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하반기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외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 대만을 두고 격화되는 미중 갈등이 변수다. 블룸버그는 “TSMC의 글로벌 고객들은 중국이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대만에 대한 기술적 의존도가 높다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 발표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의 독소 조항도 골칫거리다. 보조금을 받기 위해 기업의 기밀까지 미 정부에 공개해야 해서다. TSMC는 이날 “반도체 지원법에 대해 미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