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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제한 완화됐다고 시장이 살아나진 않습니다[더 머니이스트-이은형의 부동산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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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됐습니다.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공공택지 또는 규제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및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은 전매제한 기간이 3년, 서울 전역이 포함되는 과밀억제권역은 1년, 그 외 지역은 6개월로 줄었습니다.

분양권 전매제한이 완화됐더라도 곧바로 거래량이 증가하는 등 분양권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는 부족할 전망입니다. 제도개선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추가적인 법령개정 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국내에서 청약 아파트 인기가 높은 이유는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저렴해서입니다. 청약에 당첨되는 순간부터 사실상의 시세차익이 발생하는 겁니다. 분양권 자체에 차익을 붙여 타인에게 매도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분양권에 웃돈을 붙여 파는 행위를 불로소득 또는 실수요가 아닌 자들의 이익 창출 수단, 즉 투기로 본다면 이를 규제하는 것도 합리적입니다. 그렇기에 분양권, 더 나아가 주택 전매 기간을 설정해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의도를 정책으로 구현합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최초 입주하지 않는다면 실수요가 아닌 것으로 보겠다'는 실거주 의무기간입니다.

물론 명분도 있고 필요한 측면도 있지만, 규제는 과하게 적용할수록 문제의 소지나 반발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정부 정책으로 추진된 '과도한 규제의 정상화'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번 전매제한 완화도 정책목표에 부합하는 사안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조치로 분양권 시장 등이 가시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정책목표와 수단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지만, 현재로서는 외부 환경요인의 영향이 커서 정책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입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수도권 아파트 매맷값이 반등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갑작스러운 기준금리 인상과 그 상단이 불확실하다는 점으로 인해 단기에 국내 주택가격이 조정된 여파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규제 완화가 더해지면서 실수요 중심의 매매가 이뤄지니 일부 가격이 반등한 것입니다.

거래량이 소폭 늘고 가격이 반등한 것을 규제 완화의 결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기에 주택가격의 일시적 반등이나 상승세 전환이라고 일괄적으로 평가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시장에는 영원한 상승도, 영원한 하락도 없습니다. 지금처럼 실수요를 중심으로 매매시장이 재편된 상황에서는 전체 시장이 활성화하기보다는 지역적 양극화가 차츰 심화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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