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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항구 생긴다…3년 뒤엔 한강 뱃길로 출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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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경기 김포를 지나 인천 서해까지 오가는 유람선이 정기적으로 운항한다. 3년 후에는 여의도 선착장이 5000t급 대형 유람선이 정박할 수 있는 ‘서울항’으로 정비되고, 배를 타고 출퇴근할 수 있는 ‘수상버스(리버 버스)’가 운영된다. 차가 막히는 도심을 지나지 않고 배로 출퇴근하는 시대가 조만간 열릴 전망이다.

서울시는 한강과 경인 아라뱃길을 연결하는 ‘서해뱃길 사업’ 구상을 9일 발표했다. 한강 둔치만 즐기는 시대를 넘어 한강을 뱃길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관광→통근으로 순차 확대
서울시는 우선 관광 물류 레저 목적으로 한강 뱃길 활용도를 높인 이후 페리를 출퇴근 목적으로 사용하는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처럼 한강에 수상버스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 2월부터 민간 선사 현대유람선(법인명 현대해양레져)이 여의도 한강에서 아라인천여객터미널까지 정기적으로 오가는 유람선을 연간 150회 이상 운영한다. 연간 운영 횟수를 최대 500회까지 늘려나갈 예정이다.


아라뱃길은 2009~2012년 2조7000억원을 들여 조성된 인공 운하다. 현대유람선은 2011~2014년에 여의도에서 인천 덕적도까지 70인승 선박을 운항했으나 세월호 사건 등으로 이후 이 구간 운영을 중단했다. 지금은 서해부터 김포까지만 유람선이 오간다. 그나마도 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12만7000명 수준이던 승선객이 2020년 1000명, 2021년 0명으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에도 1만9000명에 그쳤다.

앞으로 대형 유람선이 정기 운항하려면 걸맞은 선착장이 필요하다. 도심에서 접근성도 높여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마포대교 남단 여의도 한강공원에 1000t급 배 3척을 댈 수 있는 선착장을 올 12월까지 짓겠다고 밝혔다. 내년 2월 선착장이 개장하면 한강에서 경인 아라뱃길을 따라 인천까지 갈 수 있다. 국내 최대 인공 폭포인 아라폭포를 지나 인천여객터미널에 내려 서해의 섬 등을 투어하는 일정이 가능하다. 특히 한강과 서해를 잇는 통로에서 수위(평균 0.3~4m) 차를 조절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처럼 양쪽의 물 높이를 맞춰 배를 통과시키는 ‘갑문 체험’이 눈길을 끌 것이라고 서울시는 기대했다. 미리 15차례 시범 운항(총 승객 3838명)을 해본 결과 반응이 좋았다고 서울시는 소개했다.
여의도 선착장, 3년 후 ‘서울항’ 변신
서울시는 여의도 선착장을 2026년까지 5000t 규모의 크루즈가 접안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서울항’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중국·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각국의 여객선도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아라뱃길을 따라 서울항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기본계획 및 타당성조사 용역 업체 선정을 완료했고 이달 본격적인 서울항 관련 용역에 착수한다.

서울항은 향후 수상 교통의 중심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달 런던 출장 중에 템스강 수상버스를 이용해본 뒤 “서울에서도 잠실과 여의도를 30분 안에 오갈 수 있는 수상버스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수상버스가 도입되면 여의도에서 노들섬, 용산, 반포, 잠실 등 서울 내 주요 지역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상버스를 도입하면 막힐 때는 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20분 만에 갈 수 있다”며 “한 방송사가 마포와 강남을 오가는 자가용 보트를 이미 정기 운영하는 등 수요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잠실~여의도~김포를 잇는 통근 루트를 만들기 위해 김포시와도 최근 관련 사업 협의를 시작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인구는 약 125만 명(통계청 2020년 자료)에 달한다. 오 시장은 “한강의 자연성을 최대한 보존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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